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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공급망 재편 실험…협력사와 비대면 IT플랫폼 개발

외부 접속 가능 클라우드 방식 개편

발주사 지정한 사업장 출근 안해도

어디서나 업무 가능해져 효율 'UP'

대기업 정보기술(IT) 플랫폼 구축 사업에서 IT 협력사 직원들은 ‘을 중의 을’이다. 대규모 시스템 통합(SI) 업체가 대기업(발주사)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중견 IT 협력사→소규모 IT 협력사로 하청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먹이 사슬’의 끝에 있는 IT 협력사 직원들은 고객사의 사업장으로 출근해 일하며 ‘눈칫밥’을 먹기도 한다.

앞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IT 개발 사업에서는 이런 일을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두 회사가 ‘비대면(Untact) IT 개발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IT 협력사와의 ‘스마트 상생’에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000270)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는 물론 협력사와의 상생 확대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등 IT 개발 방식을 전면 비대면 개발 환경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현대오토에버와 공동 구축한 비대면 IT 개발 플랫폼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와 프로그램 개발 툴(Tool)을 외부 접속이 가능한 클라우드 방식으로 바꾼 게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IT 협력사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개발 시스템을 구성했다.

기존 IT 개발 업무는 발주사가 지정한 장소에 IT 협력사 직원들이 출퇴근하며 협업을 진행해 왔다. 이에 따라 IT 협력사는 익숙하지 않은 근무환경, 교통 불편, 기존 개발 성과의 적용 불가 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현대·기아차는 의왕, 소하리 등 6곳에 IT 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100여 개 협력업체 1,000여 명 인원이 개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비대면 IT 개발 플랫폼 구축으로 협력사 직원들은 자택이나 소속 회사 등 원하는 장소에서 IT 개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개발 효율성과 업무 만족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의왕 IT개발센터의 협력사 인력을 비대면 개발 체제로 전환하고 연내 소하리, 양재 등 IT 개발센터로 지속 확대 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여파로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협력사 생태계를 보다 건강하게 만들려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코로나19로 협력사의 위험이 곧 회사의 위험이라는 인식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협력사 직원의 건강과 업무 만족도 또한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비대면 IT 개발 플랫폼 구축을 통해 상호 신뢰 기반의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IT 개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협력사 직원들의 물리적, 심리적 부담감을 경감해 더 좋은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제도 및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보완과 개선으로 IT 협력사와 상생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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