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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증시에 숨은 저금리의 함정

박경훈 증권부





“은행 예금에 돈 넣어둬 봤자 남는 게 없으니 주식 투자를 해보려고 해. 유튜브에 올라온 강의 보면서 따라 하면 은행 예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최근 난생처음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 계좌를 개설했다는 지인의 말이다. ‘동학개미’들이 증시로 잇따라 눈을 돌리고 있지만 문제는 어떤 종목에 어떻게 투자하느냐다. 더구나 언제 매수하고 매도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최근 증시에서는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채권(ETN)에 개인 자금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기초 자산인 원유 가격은 급락한 상황에서 투자 수요가 집중되자 시장 거래가격이 기초 자산 가격과 대폭 벌어진 가운데 하락하는 추세다. 국제 유가 반등에도 그만큼 거래 가격이 오르지 않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발행 증권사가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면서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히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그러나 해당 증권사들은 기초 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운용보수 감소, 환 헤지 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은 그리 크지 않은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도 얼마 못 내면서 욕만 먹고 있으니 차라리 상장 폐지를 하는 게 낫겠지만 투자자 손실 문제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아무리 손실 위험을 경고해도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난감하다”고 전했다.

저금리에 증시로 눈을 돌리지만 여전히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개미들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저금리가 지속하는 한 테마주처럼 특정 종목에 투자가 집중돼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은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2,600선을 정점으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스피는 장기적 성장에 대한 신뢰를 거두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삼성전자(005930)처럼 수십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종목도 있다. 결국 우량주를 찾아내고 장기 투자를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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