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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훈장 못 찾아간 호국영웅에 훈장 찾아준 공무원

서울 서대문구청 근무하는 김혜나 주무관

수백명 추적해 훈장 주인공 45명 찾아내

“훈장찾아주는 일 동참 자체가 보람이죠”

김혜나 주무관. /사진제공=서대문구




“나라에 희생한 분들이 훈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이들의 훈장을 찾아주고 싶어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6·25전쟁 당시 전공이 인정돼 무공훈장 수훈자로 결정됐지만 당시 긴박한 전장 상황 등으로 실물 훈장을 받지 못한 이들의 훈장을 찾아준 공무원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서울 서대문구청 민원여권과에 근무하는 김혜나(29) 주무관이다.

김 주무관이 훈장을 찾아준 호국영웅은 45명이다. 그가 화제가 되는 것은 짧은 공무원 경력과 단기간의 업무에도 놀라운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김 주무관은 지난 2018년 2월 임용됐고 무공훈장 수훈자 찾기 업무를 한 것은 2개월에 불과하다. 이 짧은 시간에 수천 명의 명단을 추적해낸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해부터 ‘6·25전쟁 무공훈장 주인공 찾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그 대상은 5만6,000여명. 육군본부가 중심이 돼 추진하는 이 캠페인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이 중요해 군은 지난해부터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서대문구청에는 지난해 12월쯤 육본으로부터 훈장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명단이 넘어왔다. 그 수는 수백명이었고 70년 전 전쟁 당시 이들의 주소를 토대로 작성한 명부였다. 반세기가 넘은 지금 이들이 서대문구에 거주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훈장 수훈자들의 생존·거주 여부를 지자체가 확인해줘야 한다.



확인 결과 해당 지자체에 살고 있지 않으면 ‘미거주’라고 육본에 통보해주면 된다. 하지만 김 주무관은 이들의 명단을 모두 추적하면서 서대문구 외 다른 지자체에 사는 호국영웅까지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서대문구에 거주하지 않은 이들을 추적하기란 쉽지 않았어요. 수훈 대상자가 관내에 없으면 색인 조회 등 여러 방법을 거쳐 대상을 찾았죠. 이렇게 어렵게 찾아내면 동명이인인 경우도 있었고 어떤 분은 이미 돌아가신 분도 계셨어요.”

김 주무관이 실제 추적한 인물은 수백명이 아닌 아닌 수천 명이다. 육본에서 받은 명단이 검색 안 되면 그 가족을 검색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찾아내 훈장을 받게 된 호국영웅이 45명인데 내가 찾은 수훈자는 전체 대상 중 얼마 되지 않는다”며 수고를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육군의 한 관계자는 “훈장 수훈 대상이 5만6,000여명이고 그중 현재 5,000여명을 찾았다”며 “이 중 45명을 김 주무관 혼자 2개월 만에 찾은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주무관이 훈장 찾아주기 업무를 한 것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고 지금은 본 업무인 여권발급 업무를 하고 있다.

잠시 했던 훈장 찾기 업무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면서 애틋함이 있다. 그는 “호국영웅들의 훈장을 찾아주는 일에 동참했던 자체가 보람이었고 아직 주인을 못 만난 훈장이 빨리 제자리로 가기 바란다”며 “훈장 찾아주기는 관련법에 따라 오는 2022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는데 시간이 얼마 없으니 국방부·지자체가 협업을 강화해 모든 대상자 또는 그 유가족이 훈장을 받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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