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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마케팅 자제령에 카드사들 판촉 행사도 '눈치'

'우회 마케팅' 오인우려에 몸사려

고객유지 이벤트도 줄줄이 취소

고객이 이마트 내 입점한 임대매장 중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 안내문이 붙은 매장에 들어서고 있다.




금융당국의 긴급재난지원금 ‘마케팅 자제령’에 카드사들이 휴면고객을 깨우기 위해 상시적으로 펼쳐온 리텐션(고객 유지) 마케팅도 눈치를 보고 있다.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해도 카드사들이 기존 카드 이용과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능한 마케팅인데 혹여나 당국 심기를 건드릴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날 오전 일부 휴면고객과 일정 기간 결제 실적이 없었던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쿠폰 이벤트를 안내했다. 문자 메시지를 수신하고 이벤트에 응모한 뒤 이날부터 31일까지 롯데카드로 일정금액 이상 결제하면 SPC그룹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쿠폰 해피콘을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카드사들이 휴면고객이나 무실적 회원을 대상으로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였지만, 대상 고객이 재난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는 세대주이면 롯데카드를 통한 재난지원금 신청 절차까지 추가로 안내하면서 문제가 됐다. 재난지원금을 이용한 ‘우회 마케팅’으로 읽힐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정부 재정인 재난지원금을 두고 과당 마케팅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카드사들에 재난지원금을 이용한 판촉행사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롯데카드는 자체적으로 재난지원금 관련 내용을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재난지원금과 무관하게 이전부터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해온 마케팅”이라며 “재난지원금 결제에 대해서도 기존 카드 이용 혜택을 그대로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 편의를 위해 안내한 것뿐이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어 수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도 일부 무실적 고객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 신청 후 현대카드로 일정금액을 사용하면 1만원을 현금으로 돌려준다는 내용의 이벤트를 안내했다가 혼선을 빚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현대카드가 1만원 캐시백 또는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공유되기도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를 발급한 뒤 이용실적이 없는 일부 회원을 대상으로 한 상시 마케팅의 일환”이라며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직접적인 마케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제동에 따라 앞서 재난지원금 관련 마케팅을 준비해온 카드사들은 줄줄이 판촉행사를 취소했다. 삼성카드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 1장이나 5,000원 상당의 편의점 상품권 1장을 제공하기로 했다가 금융당국의 자제령에 이벤트를 철회했다. 삼성카드는 이미 안내를 받은 고객에 한해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비씨카드와 NH농협카드도 각각 준비했던 캐시백 및 모바일 상품권 제공 행사를 공지 하루 만에 백지화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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