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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물류법인 '포스코GSP' 연내 출범한다

그룹사 물류 통합계약·운영관리

업무 일원화해 효율성·전문성 강화

AI·로봇 기반 미래 플랫폼 육성

파트너사와 친환경 인프라 구축도





포스코가 연 3조원 규모에 이르는 그룹 내 물류 기능을 통합한 운영법인 ‘포스코GSP(Global Smart Platform)’를 연내 출범한다고 12일 밝혔다. 그룹 내 계열사별로 분산돼 있던 물류 기능을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운송·해운업계와의 갈등은 숙제로 남는다. 포스코 측이 “해운업 직접 진출은 없다”며 국내 해운사와의 상생을 강조했지만 해운업계는 영역 침범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물류 통합법인은 포스코 및 그룹사 운송물량의 통합계약과 운영관리를 담당한다. 포스코의 지난해 물동량은 계열사를 포함해 약 1억6,000만톤에 이른다. 물류비는 약 3조원 규모다. 그럼에도 물류업무가 회사·기능별로 분산돼 효율성을 높이기 어려웠다. 포스코는 철재 철강원료 구매와 국내외 제품 판매 등 각종 운송계약 업무가 내부 여러 부서에 분산돼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SNNC·포스코강판 등 계열사별로도 물류 기능이 흩어져 있다. 물류업무도 조달·생산·판매로 이어지는 철강제조 프로세스 관점에서 운영되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GSP로 통합해 중복과 낭비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철강업은 특성상 물동량이 많아 유럽·일본·중국의 글로벌 철강사들의 경우 물류 효율성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이미 물류 전문계열사들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물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물류 자회사들을 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 삼성의 삼성전자로지텍, LG의 판토스 등이 대표적이다.

물류 통합법인은 원료나 제품의 수송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운송계약 등 물류서비스 전반을 통합 운영한다.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도 적용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또 현재 중소협력사에 이전하고 있는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물류파트너사에도 접목할 예정이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AI배선시스템’을 통해 선박의 항구 대기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은 파트너사와 공유한다.

물류 통합법인은 엄격해지는 국제환경규제 대응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해운·조선사와 협업해 선박 탈황설비 장착 및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도입 지원, 디젤엔진의 전기동력으로 전환 지원, 친환경 운송차량 운영 지원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동반성장을 위해 화물차주 대상으로 운송 직거래 계약을 도입한다. 화물차주가 직접 입찰에 참여하고 화물운송, 운송료 정산까지 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물류 통합법인 설립에 앞서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육상 운송에 직접 참여할 의향이 있는 개인 화물차주 모집을 시작했다. 시범 사업으로 시행되는 이번 화물차주 직거래 계약·운송은 6월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개선사항 등을 반영해 물류법인 설립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GSP 출범을 두고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포스코가 설립 취지에서 벗어나 해운업으로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가 과거 거양해운 설립을 시작으로 대한통운 인수, 대우로지스틱스 지분 인수 등으로 해운업 진출을 시도한 점도 이 같은 우려에 한몫하고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추진하는 물류자회사가 결국 통행세를 거두는 창구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해운사들의 운임이 대폭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포스코 그룹의 연간 전체 물류비가 지난해 기준 약 6조6,700억원이라고 주장하며 물류 자회사 설립이 해운산업 생태계를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이 같은 해운업계의 우려에 “해운법에 따라 대량화주가 해상운송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면서 “해운업은 물론 운송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포스코는 “그룹사의 여러 접점에서 관리하는 계약관리 기능을 일원화하는 것으로 해운업·운송업 진출과는 무관하다”며 “포스코는 국내 선사와 장기 전용선 계약을 통해 국내 해운·조선 산업 발전에 기여해왔으며 해운산업이 구조조정이라는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상생을 실천해왔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어 “2004년 국내 기업 최초로 성과공유제(Benefit Sharing)를 도입해 협력사와 공동으로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 과제를 수행하고 성과를 공유해왔다”며 “신설 물류법인 또한 물류파트너사들과 함께 일거리를 발굴하고 ‘일자리’ 창출로까지 연결되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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