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내 미성년자 성착취물 대화방인 ‘n번방’ 최초 개설자 ‘갓갓(대화명)’의 신상이 공개됐다. 갓갓은 경기 안성에 사는 대학교 4학년생 문형욱(1995년생)으로 밝혀졌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오후 1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전날 구속된 갓갓의 신상을 이같이 공개했다. 문씨는 수도권 한 대학 이공계열 4학년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청은 지난 9일 문씨를 소환해 조사하던 중 자백을 받은 데 이어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오는 18일 문씨를 검찰에 송치할 때 마스크나 모자로 가리지 않고 그의 얼굴을 공개할 방침이다. 경북경찰청 측은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 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다”며 공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국민 알 권리, 재범 방지와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형욱은 지난해 2월쯤 텔레그램에 1번부터 8번방까지 8개의 성착취물 대화방을 개설해 운영했다. 이곳에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의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해 배포한 혐의 를 받는다. 이외에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협박 혐의도 있다.
또 문씨는 이번 수사 과정에서 2018년 12월 대구 여고생 성폭행사건도 자신이 지시했다고 스스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이모(29)씨는 성명 불상자에게 소개받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A(16)양을 만났고, 성폭행을 저지르며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성명 불상자에게 보냈다. 이 영상은 n번방에서 처음으로 유포됐다.
이씨는 A양 가족의 신고로 붙잡혀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일본 메신저를 사용한 성명 불상자는 끝내 파악하지 못했는데, 문씨가 이번 경찰 수사에서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시인한 것이다.
한편 앞서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그의 공범 ‘부따’ 강훈(18), ‘이기야’ 이원호(19)의 신상을 공개한 바 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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