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구원의 연구자가 경력 단절 걱정 없이 기업에 파견을 나가는 토대가 마련됐다. 여기에 기업지원 실적이 우수한 연구자나 연구기관은 우대를 받게 된다.
이는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진 가운데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융합연구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는 13일 대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열린 제4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공공연구기관을 통한 소재·부품·장비 기업지원 강화방안’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원을 위해 공공연 연구자가 기업 R&D를 겸하는 겸무위원제를 올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시범실시한 뒤 다른 공공연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로써 파견기업에서 주 3일, 원 소속기관에서 주 2일 병행겸직 근무도 가능해지게 된다. 최 장관은 “현재 전체 2% 정도의 소수 인력이 기업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방위적으로 기업지원에 나서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업지원 실적이 우수한 연구자는 올 하반기부터 정년연장 우대와 고과평가 및 승진심사 시 특례가 부여된다. 우수 기관은 내년부터 출연금 산정과 기관평가에서 우대를 받는다.
내년에는 공공연과 소부장 기업 간 인력파견을 전제로 한 R&D 지원 사업도 이뤄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연구자가 중소기업 파견을 넘어 아예 전직을 희망할 경우 3년간 인건비 지원을 40%에서 50%로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 기업이 공공연의 유휴장비를 신속하게 무상이전 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출연연은 R&D 기술을 기업에 이전할 때 기업의 매출 발생 전 선급기술료를 투입 연구비의 1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최 장관은 “공공연이 기업 기술개발→실증 테스트→양산까지 기업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공연의 소부장 기업지원 강화방안은 지난달 출범한 ‘융합혁신지원단’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기초소재는 화학연, 응용소재는 재료연구소, 전자부품은 전자부품연구원, 모듈부품은 한국자동차연구원, 시스템장비는 한국기계연구원이 주로 맡는 등 출연연 14곳, 전문연 7곳, 기타 공공기관 4곳, 비영리 연구기관 6곳, 연구조합 1곳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하는 총 32개 연구기관의 연구인력은 1만1,000명, 연구장비는 2만6,000개이다.
한편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융합혁신지원단 지원 전용사업을 공동 신설하고 양측의 공동 R&D를 늘리기로 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