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036570)의 간판 MMORPG 리니지를 상징하는 오리지널 BGM ‘리니지’가 억대 저작권 분쟁에 휘말렸다. 유명 반도네온 연주자인 이모씨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를 상대로 20여 년간의 불법 사용에 대한 1억 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씨는 자신이 작곡한 노래가 무단으로 리니지의 BGM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한다.
1997년 작곡한 노래가 20년 뒤 TV광고에? |
이씨가 작곡했다고 주장하는 ‘문제의 음원’은 1998년 ‘리니지(리니지1)’의 테마송이었고, 이후 ‘리니지 부활’을 이끈 모바일 게임 광고에도 일부 편곡을 거쳐 활용됐다. 이 음원이 삽입된 ‘리니지M 게임소개’ 영상에는 “‘브금(BGM)’ 진짜 추억이다” “브금 하나로 평정한다” 등 음악이 향수를 자극한다는 취지의 댓글이 달렸다. 현재도 인터넷상에서 ‘리니지 오리지널 BGM’ ‘리니지 추억의 배경음악’ 등 키워드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리니지 팬들에게 사랑받은 음악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2연타 흥행으로 사상 최고의 실적을 구가하고 있다.
문제는 리니지가 출시된 지 몰랐던 이씨가 이 사실을 뒤늦게 깨달아 작곡 사실을 입증할 단서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피고 측은 아이네트로부터 리니지 팀을 인수하며 음원에 대한 권리까지 넘겨받았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는 “엔씨소프트가 아이네트로부터 리니지 관련 소프트웨어 일체를 인수했고, 당시 외부에 10~20만원 상당의 비용을 지급했다고 전해들었다”며 “원고가 해당 배경음악을 작곡했는지 입증할 증거 역시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원고는 “소프트웨어 계약서에는 저작권에 대한 일체의 언급이 없다”며 “작곡자도 명시하지 않고 새롭게 편곡까지 해서 해당 곡을 20년 넘게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한 것은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엔씨 관계자는 “23년 전 있었던 일로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한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 있다”며 “성실하게 재판에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씨는 리니지 파워에 역대급 실적 기록 |
게임 ‘대장주’ 자리를 꿰찬 엔씨의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4분기 역대 최고 분기매출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리니지2M 매출이 처음으로 온기 반영되면서다. 전체 매출의 76%가 리니지M과 2M에서 나와 그 흥행 파워를 입증했다. 올해도 대형 신작 출시 계획이 포진해있다. ‘블레이드 앤 소울2’가 글로벌 시장 겨냥의 첫 스텝으로 연내 국내에 출시되고, 수년째 게임 팬들의 기대를 모은 ‘프로젝트 TL(더리니지)’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베타 테스트에 들어간다. 미국 음악게임 전문 회사 ‘하모닉스’가 제작한 음악게임 ‘퓨저’ 역시 콘솔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북미에서 퍼블리싱한다는 목표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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