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그룹이 시멘트 계열사의 수직계열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다. 본업인 시멘트 사업 강화를 위해 2017년부터 진행한 현대시멘트 인수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는 모습이다. 과점 체제로 변경된 시멘트 업계에서 한일그룹이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일홀딩스(003300)는 14일 주요 계열사인 한일시멘트(300720)가 또 다른 계열사인 에이치엘케이(HLK)홀딩스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한일시멘트가 존속회사가 되고 에이치엘케이홀딩스는 소멸된다. 합병 비율은 한일시멘트 대 에이치엘케이홀딩스의 보통주식 1대 0.5024632다.
한일홀딩스는 “지배구조 개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한일현대시멘트(006390)와의 수직 계열화를 위한 것”이라며 “시멘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주주 가치 및 기업가치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흡수합병이 완료되면 한일홀딩스는 한일시멘트 지분 73.32%를 보유하게 된다. 그리고 한일시멘트가 한일현대시멘트 지분 84.24%를 확보, 종속회사로 편입한다. 지배구조 개편 후 두 회사는 연결재무제표로 묶여 실적을 발표한다. 두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3,303억원, 영업익 942억원, 당기 순익 818억원이다.
한일홀딩스는 2017년 7월 LK투자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현대시멘트 지분 84.56%를 인수했다. 당시 양사는 특수목적법인 에이치엘케이홀딩스를 설립했는데 한일홀딩스가 지분 48.7%, LK파트너스가 51.3%를 보유했다. 다만 한일홀딩스는 LK파트너스 보유 지분에 대해 콜옵션(매수청구권)을 걸어뒀고 2019년 6월 LK파트너스 보유 지분을 2,168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한일홀딩스는 부족한 현금 확보를 위해 알짜 계열사로 평가 받던 동화청과를 매각하기도 했다.
한일홀딩스는 한일현대시멘트가 한일시멘트의 종속회사가 되면 수직계열화를 통해 효율성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통합과 중복자원 제거, 그리고 자재 공동구매 등의 비용절감, 영업조직과 영업망 강화를 통한 효과적인 영업전략 수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과점화 된 시멘트 업계의 판도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시멘트 업계는 2015년부터 구조재편에 돌입, 7개사였던 업체가 5개사로 줄었다. 2015년 삼표시멘트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했고 2016년에는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공업을, 글랜우드PE가 한라시멘트를 사들였다. 2018년 1월에는 아시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를 재인수했다. 2018년 기준으로 상위 3개사(쌍용양회, 한일시멘트·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한라시멘트)의 시장점유율이 약 60%로 사실상 과점 체제다. 한일시멘트와 현대시멘트의 점유율은 2018년 기준 21.7%다. 쌍용양회는 19.58%, 아세아·한라는 18.8%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일홀딩스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과점화 된 시장에서 효율성을 개선 수익을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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