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한국이 이 틈을 활용해 미국과 전략적 연구개발(R&D) 관계를 구축하고 초격차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요성이 커진 인공지능(AI), 비대면 기술, 바이오헬스케어 등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3·4면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장은 17일 “앞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관계없이 미국은 첨단기술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룰 것”이라며 “한미동맹을 강화하며 미국의 첨단 R&D 인재·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2018년 미국의 62% 수준까지 따라오는 등 경제·군사적으로 더 치고 올라오기 전에 패권 의지를 꺾어놓으려는 게 미국의 핵심 전략이라는 얘기다. 이지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코로나 K방역 등으로 미국 등 세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중국이 미국에서 밀려나는 자리에 한국이 들어갈 공간이 생겨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태일 실리콘밸리아카데미 대표는 “한국 정부가 벤처 투자금을 기업들과 함께 실리콘밸리 등 기술력 있는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해 AI 등 첨단기술력을 길러야 한다”며 “미국·인도·베트남과의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리콘밸리 IT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마이크 홍 CIC테크 대표는 “중국과 인도는 실리콘밸리 등에서 창업과 기업 인수, 기술 제휴 등을 활발히 펼치며 모국의 기술경쟁력을 높여왔다”며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첨단기술 축적에 강력히 제동을 걸고 있어 한국에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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