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략스마트폰 벨벳이 출시된 첫 번째 주말인 지난 16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집단상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했던 지난 3월과 달리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9층 상가는 구입 상담을 받는 고객들로 북적였고, 각 매장에선 “얼마까지 보고 왔냐”, “가격 확인만 하고 가라”는 말을 건네며 고객 유치에 애쓰는 모습이었다. 매장관계자들은 삼성전자 갤럭시 S20과 LG전자 벨벳에 보조금이 많이 붙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매장마다 판매가격과 요금제 등 계약 조건이 달라서 혼란스러웠다.
이날 집단상가내 대부분 매장이 홍보에 열을 올렸던 ‘갤럭시S20’의 가격은 구매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S20 초특가’,‘S20 최저가’라고 안내문을 매장에 붙이고 호객행위를 했지만 모두 말이 달랐다. 한 매장의 관계자에게 번호이동 조건으로 갤럭시 S20 가격을 문의했다. 관계자는 “‘공시지원금’이 포함됐고, 9만원대 5G 요금제 6개월 유지 조건이다”며 계산기에 숫자를 입력했다. ‘340,000’이라는 숫자가 써져 있었다. 5곳의 매장을 돌아본 결과 18만원에 가격을 맞춰준다는 곳도 나왔다.
출시 이틀째를 맞은 LG벨벳의 구매조건도 천차만별이었다. LG벨벳의 공시지원금이 7만4,000원∼24만원(통신사, 요금제에 따라 상이)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에 책정돼 공시지원 대신 ‘선택약정할인’으로 계약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실제 기기값을 알기가 더욱 힘들었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7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해도 한달에 5만원 가량만 내면 된다”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다른 판매점 관계자는 고가요금제를 얼마간 유지해야 하는지 안내없이 “선택약정으로 하면 사실상 공짜로 만들어 주겠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판매점이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A90을 ‘공짜폰’이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8~9만원대 요금제를 6개월 동안 유지하는 조건이다.
이외에도 인터넷 결합, 기기반납, 카드가입 등의 조건으로 스마트폰 가격은 널뛰기했다. 한 매장관계자는 “기사에서 말하는 공짜폰은 이런저런 조건이 다 섞인 것이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소비자가 스마트폰 구매시 계약조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호갱’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가요금제를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지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아서 실제 부담 비용은 증가할 수 있다. 매달 이용 요금의 25%를 할인 받는 선택약정할인을 기기값 할인으로 속이는 경우도 있다. 약정 기간도 문제가 된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48개월 약정으로 계약해서 기기값을 낮추는 식으로 눈속임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기기반납조건의 계약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된다. 다른 판매점 관계자는 “2년 뒤 기기반납은 사실상 렌탈개념인데 이걸로 싸게 파는 것처럼 속이는 경우도 있다”며 “기기상태에 따라 보상금이 달라지는데 대부분 판매자가 설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판매점 관계자는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고객이 나중에 요금내역서를 보고 항의하면 ‘그때 다 확인했잖아요’라고 말하는 판매자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태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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