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가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무난하게 투자 수요를 끌어모았다. 현대·기아차 판매 부진으로 수익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서도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탄탄한 재무구조로 시장의 러브콜을 받았다는 평가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는 이날 1,600억원 규모로 모집한 회사채 사전청약에서 총 4,5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아 흥행에 성공했다. 채안펀드에서도 5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만기구조별로 살펴보면 1,200억원어치 모집한 3년물에 3,8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국민연금, 중앙회 등에서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발행금리는 민평대비 7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400억원 모집한 5년물에서도 7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당초 계획보다 많은 수요를 확보하면서 3년물을 중심으로 증액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되는 자금으로는 모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할 예정이다. 현대트랜시스는 올해 총 1,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미 지난 2월 600억원의 채권을 보유 현금으로 갚았으며 9월 700억원, 10월 300억원어치의 만기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우량등급 중심으로 심화되면서 주관사와 인수단을 늘려 미매각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현대트랜시스의 신용등급은 AA-로 AA등급의 가장 끝단이다. 금리 메리트도 높였다. 지난번 발행시 민평금리 대비 최대 25bp로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제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40bp를 제시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올해 1·4분기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1조7,5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3월 말 현대·기아차의 공장 가동 중단과 고정비 부담 상승 등 영향으로 2·4분기 수익성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이다. 설비투자(capex) 부담이 올해 3,000억원 내외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계열 물량을 전담하고 있는 시트부문의 안정적인 영업실적, 하반기 이후 파워트레인 부문의 점진적 회복 등 영향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의 주력 사업인 자동차 사업의 수직계열화 상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유사시 계열사의 지원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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