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에 어려움을 겪던 소상공인들을 위한 새로운 대출 상품이 나왔다. 반품 이력과 고객 리뷰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대출 한도를 정하고 이자 부담을 낮춰주는 방식이다.
SK텔레콤(017670)은 11번가, 현대캐피탈과 협력해 비금융 데이터 기반 신용 평가를 활용한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20일 출시한다. 이 상품은 SKT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뒤 출시한 첫 번째 이커머스 소상공인 대상 혁신금융 서비스다.
영세하게 운영되는 소상공인의 경우 매출 규모가 작고 담보·신용도가 부족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온라인 오픈마켓 등록 셀러 중 신용 등급이 1~2등급에 해당하는 비중은 약 35%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 11번가 중소 셀러들은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통해 기존 대출과 별개로 최대 3,000만원까지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SKT는 이 서비스를 통해 11번가 중소 셀러 4만명이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새로운 금융 상품을 위해 SKT는 중소 셀러의 △매출·정산 △주문 취소·반품 이력 △판매 품목 △리뷰·고객 응대 정보 등 수백가지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한 ‘셀러 스코어’를 개발했다. 셀러 스코어는 기존 금융 정보 기반 신용 등급과는 다른 독자적인 변별력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델의 예측 정확도 값이 0.7 이상이면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가운데 셀러 스코어의 예측 정확도는 0.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페이팔,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은 상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 평가 기반 금융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료, 공공요금 납부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를 참고한 신용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피코’는 최근 3년간 매출이 연평균 약 10% 증가했다.
SKT는 앞으로 우리은행, 현대카드 등 다양한 금융사와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시작으로 다른 이커머스 셀러와 오프라인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김윤 SKT CTO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비금융 데이터 신용평가를 통해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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