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 국내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반토막 났다. 기업들의 이익 감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의 영향을 오롯이 받게 되는 2·4분기 기업들의 경영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19면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92곳의 올 1·4분기 순이익은 총 11조33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1조1,368억원)보다 47.8%나 급감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전 세계 경제를 휩쓸었던 지난 2009년 1·4분기(1조6,017억원) 이후 1·4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적은 수준이다. 올 1·4분기까지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2018년 4·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전년동기 대비 이익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하면 순이익 감소폭은 더 확대된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이익은 6조1,487억원으로 10조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61.79%나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의 긍정적 영향을 받은 식료품과 바이오제약·마스크 관련 기업들의 순이익이 늘었지만 전통적인 제조업 부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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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8조3,100억원에서 19조4,772억원으로 31.2%나 줄었다. 반면 매출은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1·4분기 490조9,851억원에서 올해는 495조2,735억원으로 0.87% 늘었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순이익률은 2.23%로 전년보다 2.08%포인트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도 3.93%로 4%대가 무너졌다.
문제는 1·4분기 기업 실적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의 일부만 반영된 결과라는 점이다. 세계 각국의 ‘록다운(봉쇄)’ 조치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게 되는 2·4분기까지 기업의 이익감소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3·4분기 이후의 회복 가능성을 논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갈등 심화라는 변수가 현실화되는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전망이다. 이 때문에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순이익이 지난해(52조원)보다 적은 50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4분기 이익도 20% 미만의 감소가 예상된다”며 “3·4분기 이후에나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 전망치 하향 조정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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