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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힘든 중소업체 살리기 위해 이젠 ‘상생런’ 해야죠”…‘상생박람회’에 백화점 북적

20일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서 열린 ‘상생 박람회’를 찾은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쇼핑




“왜 이렇게 싸게 팔아요?”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을 찾은 A씨는 남성 셔츠 가격을 보고 의아함을 나타냈다. A씨가 들고 있던 셔츠의 가격표에는 5만원이 찍혀 있었지만 실제 판매가는 1만원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5만원짜리가 만원이 되어 있으니 좋지, 그것도 품질 좋은 백화점 물건인데”라며 빠르게 자신이 찾는 사이즈를 점원에 요청했다.

백화점 직원들도 “코로나 19 이후 백화점 행사장이 북적이는 모습은 오랜만”이라며 “주말에 더욱 많은 손님이 찾아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른 직원도 “1시간도 안됐는데 선글라스를 3개나 판매했다”며 “면세점 보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보인다”며 모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고객들이 자신의 회사의 상품을 고르는 모습을 보고 있던 백화점 협력사 직원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기대감이 가득찼다.

이날 이곳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코로나 19로 위축된 국내 소비심리를 활성화하고 중소 패션기업들의 상품 소진을 위해 봄 신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상생 박람회’가 열리고 있었다.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총 63개 협력사, 124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롯데백화점 본점과 노원점, 인천터미널 부산점, 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과 수완점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서 협력사들은 올해 봄·여름(S/S) 신상품을 중심으로 스포츠 의류와 신발, 선글라스 등 다양한 이월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특히 이날 행사장에는 코로나 19로 가장 타격이 컸던 여성복 등 의류와 썬글라스와 시계 등 잡화가 대폭 낮춰진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실제로 높은 가격으로 구매가 쉽지 않았던 여성 정장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이날 40만원대의 블라우스가 7만원에 팔리고 있었고, 50만원이 넘는 명품 브랜드 썬글라스도 19만원이라는 가격표를 붙이고 있었다.

20일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서 열린 ‘상생 박람회’를 찾은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쇼핑




이날 백화점 상품들이 낮은 가격표를 달수 있었던 이유는 롯데백화점이 협력사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기존 마진 대비 최대 50% 낮은 특별 마진율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협력사들도 자체적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더욱 낮아진 가격을 만들어냈다.

남성 정장 관련 협력사 직원은 “남성 정장은 보통 3~5월이 가장 매출이 많은 시기지만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결혼식과 채용이 줄어들면서 정장 수요가 급격히 줄었고, 여기에 재택근무 확대로 남성들의 패션 부분 구매가 위축되면서 전년대비 40% 이상 매출이 하락했다”며 “지금부터 판매가 많이 된다 하더라도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를 놓쳤기 때문에 만회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그는 “어려운 시기에 백화점이 판로를 열어주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고, 유통사가 마진을 줄여 준 만큼 우리도 합리적 가격에 상품을 내놨다”며 “모두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번 행사는 업체는 물론 유통,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글라스 관련 협력사 직원도 “선글라스와 같은 잡화는 필수품이 아니다 보니 전년 대비 매출이 50% 이상 감소하는 등 코로나 여파를 더욱 크게 받았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고객과 유통 및 협력 업체 모두에게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협력사 직원들은 정부의 재난지원금이 백화점에서도 사용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모 협력사 직원은 “물건은 백화점에서 판매가 되지만 중소업체에서 만든 제품도 백화점에 많이 입점해 있다”며 “재난지원금이 사용이 되지 않아 더 많은 고객들이 오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행사장에서 이번 행사에 대한 취지를 들은 고객 B씨는 “고객 입장에서도 좋은 품질의 상품을 낮은 가격에 살 수 있어 좋고 여기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업체 까지 도울 수 있어 의미가 큰 것 같다”며 “젊은 사람들이 고가 명품 구매를 위해 ‘오픈런’을 했듯이 이제 나도 ‘상생런’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북적이는 행사장이 있는 9층과 달리 백화점 다른 층에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행사에 고객이 많이 몰려 좋지만 이러한 온기가 백화점 다른 층에서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기대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나타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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