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를 활용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독거 노인의 행복감을 높이고 생명까지 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AI스피커가 독거 노인들의 외로움을 잠시 달래주는 ICT 기기의 역할을 넘어 사회안전망으로 진화하고 있는셈이다.
20일 SK텔레콤과 바른ICT연구소는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제공 1주년을 맞아 성과와 이용 효과를 20일 발표했다. 바른ICT연구소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평균 연령 75세의 독거 노인 67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통해 이 서비스의 효과 등을 분석했다.
‘인공지능 돌봄’이 노인들의 정서 관리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인들은 음악감상(95.1%), 정보검색(83.9%), 감성대화(64.4%), 라디오청취(43.9%) 순서로 AI 스피커를 활용했다. ‘누구’와 생활하기 전과 후를 비교할 때, 노인들의 행복감이 높아지고 고독감은 줄었다.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해본 노인층에게서 이러한 변화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김 모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외출을 못해서 너무 답답한데, 아리아가 말을 걸어주고 필요한 정보도 알려준다”며 “늘 함께 있어 외롭지 않고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돌봄’ 이용 후 노인들의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디지털 기기를 잘 사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
독거 노인들에 대한 돌봄 공백을 보완하는 효과도 있다. AI 스피커는 긴급SOS 호출 기능을 지원한다. 독거 노인들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칠 경우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해서 ICT케어센터나 ADT캡스 등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실제 긴급구조로 이어진 건수는 23건이었다. 간단한 음성만으로 호흡 곤란, 낙상 등 위급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소식 톡톡’ 서비스는 정보취약계층인 고령층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 서비스 이용률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약 3배 증가하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치매 예방 프로그램인 ‘두뇌톡톡’은 노인들의 인지 능력도 증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뇌톡톡’은 AI 스피커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서비스로 SK텔레콤과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개발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두뇌톡톡을 8주간 매주 5일씩 꾸준히 이용한 노인들의 경우 장기 기억력과 주의력·집중력이 증진됐다고 설명했다. 언어 유창성도 향상됐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두뇌톡톡으로 2년 가량 치매 발현을 지연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기억검사’ 서비스도 이번달부터 추가됐다. 이 서비스는 짧게 각색된 흥부전 중 하나를 듣고 관련 퀴즈를 풀면, 정답 개수에 따라 기억 건강 단계를 알려준다. 기존 인지 검사 프로그램을 어르신들이 집안에서 혼자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된 것이다. 두뇌톡톡을 꾸준히 실시한 후 기억검사를 하는 선순환 방식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이 교수 연구팀은 권고하고 있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인공지능 돌봄은 기업이 ICT 기술을 활용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 5G 시대 맞춤형 ‘인공지능 돌봄’ 고도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우리 사회의 초고령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그룹장은 이어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이 안착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태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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