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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온오프 믹스는 대세...매출 고민 소상공인, 온라인 도전하세요"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

'테스트 삼아서 일단 시작' 의지로

회사 다니던 중 향수 쇼핑몰 창업

솔루션 서비스 등으로 영역 확장

연매출 2,515억 상장기업 키워내

무재고 맞춤 창업 서비스도 론칭

상품없이 상품파는 시대 열릴 것





“온라인을 갖춰놓으십시오. 이번 기회에 오프라인에 온라인을 병행하는 사업 구조로 전환시키세요. 이 위기를 넘기면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김기록(52) 코리아센터 대표는 25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의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상거래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전국의 소상공인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오프라인 점포의 온라인 도입이 선택이었다면 앞으로는 필수가 되리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지금처럼 어려울 때 고통스러워만 하지 말고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한다”며 “정부 또한 소상공인 스마트화에 관심이 큰 만큼 온라인 상거래를 준비한다면 지금의 상처가 보다 빨리 회복되고 플러스알파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조언했다.

코리아센터.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연매출 2,515억원(2019년·연결기준)의 전자상거래 기업이지만 코리아센터라는 법인 이름은 아직도 일반에게 낯설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플랫폼 메이크샵, 해외 직구와 역직구 서비스 몰테일, 가격비교 서비스 에누리,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 제휴마케팅 중계 링크프라이스 등 코리아센터와 연결 자회사들이 펼치는 서비스들은 어디서 한번쯤은 들어본 듯한 이름들일 것이다. 모두 각자 영역에서 1위나 2위를 지키고 있는 서비스들이다.

김 대표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오프라인 소상공인에게 이번 기회에 온라인 시스템을 도입하라고 권하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지난 1999년 조그만 향수 쇼핑몰로 사업을 시작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며 회사를 상장기업으로 키운 사람이 바로 그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 거래에 익숙해졌고 앞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믹스가 전 분야에서 본격화할 것”이라며 “한탄만 하지 마시고 밖을 보시라”고 오프라인 소상공인들에게 말했다.

김 대표가 얘기하는 온라인 체계 구축은 뭔가 거창한 게 아니다.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라면 온라인 쇼핑몰을 테스트 삼아서라도 열고 마케팅을 해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온라인이 있으면 외출 자제로 매장을 찾지 않는 기존 고객들에게 문자를 보내 온라인 방문을 유도할 수도 있다. 외국 제품 중에 팔고 싶은 게 있다면 제품 사진을 프린트라도 해서 오프라인 점포 벽에 붙여놓고 방문 고객에게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기반이 있는 사업자가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면 더 큰 고객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온라인 쇼핑 트렌드를 가속화할 것이 분명하니 지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벤처 1.5세대쯤으로 분류되는 사람이다. 열심히 했지만 1세대 벤처 스타들처럼 사업으로 명성을 얻은 적도 없고 화려한 삶을 산 적도 없다. 포털이나 게임 업계에서 대박 신화를 쓴 서울대나 KAIST 라인도 아니다. 대기업에 다니다 창업해 온갖 고생 끝에 회사를 상장기업 위치까지 올렸지만 아직도 고생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삼성카드에 들어갔어요. 좋은 직장이었지만 사업에 대한 꿈은 식지 않았습니다. 결국 회사를 다니던 중에 향수 쇼핑몰을 차렸어요.”

그 향수 쇼핑몰 이름이 코리아센터닷컴이다. 향수와도, 쇼핑몰과도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지만 ‘한국의 중심’이라는 원대한 꿈을 담은 이름이었다.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전념해 괜찮은 사업성과가 나왔지만 향수 전문 쇼핑몰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김 대표는 향수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고민과 시행착오를 종합해 남의 쇼핑몰을 만들어주는 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새롭게 시작한 쇼핑몰 솔루션 서비스 이름이 바로 메이크샵이다. 처음에는 무료로 쇼핑몰 구축 솔루션을 풀었다가 2000년 월정액 5만5,000원짜리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주변에서는 유료화를 단행하면 망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학 등록금이 오른다고 마땅한 대안 없이 학교를 관두는 학생은 없다”며 유료화를 밀어붙여 성공했다. 프리챌이 유료화를 시도했다 실패한 것이 2002년이다. 메이크숍이 그보다 전에 유료화에 성공한 것은 기술과 서비스 품질이 돈 내고 쓸 만큼 괜찮았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사업 시작 전에 면밀한 시장조사를 하고 어마어마한 분량의 사업기획 페이퍼 워크를 벌이는 기존 성공기업 대부분의 경영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일단 시작하고 본다. 작게라도, 테스트 삼아서라도 착수를 해야 시장조사도 되는 것이지 부딪쳐 보지 않고 책상에서 페이퍼로 된다, 안 된다를 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회사에 다니면서 향수 쇼핑몰을 차린 것도, 갑자기 쇼핑몰 만들어주기 사업을 시작한 것도 ‘일단 해보자’는 그의 방식에서 시작됐다.

코리아센터의 몰테일은 해외상품 배송대행(직구)의 창시자 격인 서비스다. 그런데 그것 또한 원래 하려고 한 사업이 아니다. 한국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0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건물 두 채를 대출받아 80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매입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버렸다. 미국에 뭘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이자와 관리비만 나갔다. 이때 김 대표는 이 건물을 활용해 미국 상품을 한국에 팔겠다는 역발상을 한다. 어차피 놀게 된 건물이니 기능을 정반대로 바꾸면 가동이 가능하겠다는 발상이었다. 이렇게 시작한 사업이 점점 이름을 알리다 2010년 애플 아이패드 국내 직구 열풍 때 대히트를 쳤다. 요즘은 TV 등 국내 가격과 외국 가격 차이가 큰 제품뿐만 아니라 건강보조식품, 아동의류, 각종 취미·스포츠용품 등을 직구하는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이 시장에서 몰테일은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배송대행 거점인 해외 물류센터는 미국에만 3곳(캘리포니아·뉴저지·델라웨어)이 있고, 독일(프랑크푸르트), 영국, 중국, 일본에도 있다. 외국 소비자에게 한국 제품을 배송 대행하는 이른바 ‘역직구’ 서비스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김 대표가 미래를 걸고 있는 사업은 최근 론칭한 무재고 창업 맞춤 서비스 ‘쉽투비(SHIPTOB)’다. 창업자가 재고 부담 없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과 창업을 준비하는 셀러들은 상품 매입과 재고보관, 배송과 반품 등 서비스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쉽투비를 이용하면 판매자는 상품 정보만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면 됩니다. 판매가 이뤄지면 저희가 상품 매입부터 배송까지 책임집니다. 그야말로 재고 없이 창업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겁니다.”

쉽투비를 이용하는 셀러들은 중국 타오바오에서 판매할 상품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선매입 비용이 들어가지 않고 물류창고나 체화재고 걱정도 없어 인적·물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코리아센터는 앞으로 더 많은 해외 상품을 국내 소상공인이 무재고 판매할 수 있도록 거래선과 상품 폭을 넓힐 계획이다. “상품 없이 상품을 파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오프라인 도소매 사업자들에게 서둘러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권하는 것도 이런 서비스를 벌이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오프라인에 갇혀 있는 소상공인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과 많은 돈이 들지 않는 창업을 지원하는 것이 김 대표가 지금까지 해온 일이고 앞으로 해나가고 싶어하는 일이다.

링크프라이스닷컴을 인수해 키우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사업은 인플루언서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특정 상품 판매 쇼핑몰 링크를 표출시킬 경우 이 링크를 통해 구매가 이뤄진 금액에 대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서비스다. 이 역시 자기자본과 재고 없이 상품을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개념이다. 이처럼 창업가를 돕는 사업을 보다 다양하게 벌이겠다는 게 김 대표의 방침이다.

“지난 20년 동안 창업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여 회사를 키워나갔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에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는 저희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힘들어하는 오프라인 소상공인에게 저희가 가진 것을 제공해 볼륨을 키워주고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제가 많이 알리고 싶은 게 있다”며 오프라인 소상공인에게 재차 당부의 말을 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쇼핑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기 시작할 때 e커머스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 당시부터 온라인 쇼핑의 변화를 다 지켜봤고 스마트폰이 나온 후에는 SNS와 모바일 커머스로 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바꿀 겁니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고객을 조금만 더 편리하게 해준다는 생각으로 온라인을 도입하십시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사진=성형주기자

He is…

△1968년 대구 △1987년 경신고 졸업 △1995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졸업 △1995∼1999년 삼성카드 기업금융팀 △1999년 인터넷쇼핑몰 코리아센터닷컴 운영 △2000년 ~ 코리아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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