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었던 서비스업 체감경기가 정부 지원책 등으로 일부 회복됐다. 다만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체감경기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전(全)산업 업황실적 B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한 53을 기록했다. 지난 4월 BSI는 51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12월(51)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인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전산업 BSI가 상승한 이유는 비제조업 BSI가 56으로 전월 대비 6포인트 상승하면서 2015년 4월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물량 증가와 유류비 하락으로 운수창고업이 14포인트 오르고,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주 등으로 정보통신업이 9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 지원정책 등으로 가계소비가 일부 회복하면서 서비스업 부진이 완화됐다”고 했다.
하지만 제조업 체감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제조업 B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49로 2009년 2월(43)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영양제 수요 증가로 의료물질·의약품(23포인트)이 크게 올랐지만, 자동차(-11포인트)·화학제품(-10포인트) 등이 하락해 제조업 BSI를 끌어내렸다.
특히 대기업·수출기업보다 중소기업·내수기업이 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41)과 내수기업(47)은 각각 4포인트씩 떨어졌고, 대기업(57)과 수출기업(53)은 각각 2포인트씩 하락했다. 다음 달 제조업 전망지수도 49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대기업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수출 부진을 겪고 있고, 중소·내수기업도 제품 납품 차질 등으로 영업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2.1포인트 상승한 57.8을 기록했다.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해 산출한 순환변동치는 57.5로 전월 대비 6.8포인트 하락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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