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저인플레이션 아래에서 기업의 가격조정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수준이 낮을수록 기업들이 가격조정 빈도를 줄이는 반면 가격 조정폭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최근 저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가격조정행태가 변화했는지 점검했다. 국내 150개 생필품에 대해 2014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주간 가격자료를 통해 가격 조정빈도와 조정폭을 살펴 본 결과 가격조정빈도는 2015년 이후 점차 감소하고, 2019년 들어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가격 조정이 자주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가격 변동이 발생한 상품의 경우 가격 인상률과 인하율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들이 가격을 조금씩 바꾸던 예전과 달리 큰 폭으로 조정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이지원 한은 물가연구팀 과장은 “저인플레이션 상황일수록 기업이 비용상승 등 가격인상 요인을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지 않고 미루다가 가격조정시에 큰 폭으로 조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기상황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드는 등 경기와 물가의 관계가 변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미시적으로 뒷받침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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