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이 1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를 이끄는 문 위원장은 민주노총 금속연맹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대표 등을 지낸 노동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삼성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외부 인사의 강연을 들은 것은 지난 2017년 2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강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이날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강연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문 위원장은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을 주제로 한국 노동운동의 특징과 역사, 노사관계의 변화와 전망,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 방향 등을 강의했다. 또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을 전하고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을 내놓으며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특히 문 위원장은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먼저 변화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노사관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과 삼성 사장단은 강연이 끝난 뒤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새로운 노사관계 확립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위원장은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의 입장과 계획을 듣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는 평소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삼성 계열사 인사팀장들은 지난달 7일 문 위원장으로부터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 방안’에 대한 특강을 들은 바 있다.
한편 삼성 사장단이 함께 모여 외부 강사의 강연을 들은 것은 2017년 2월 이우근 중국 칭화대 교수로부터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동향과 한중 협력 방향’에 대해 강의를 들은 뒤 처음이다.
이때까지 삼성 계열사 사장들은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해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주요 현안을 공유했었다. 하지만 2017년 2월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사장단 회의와 외부 강연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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