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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빨간불' 켜진 트럼프…부시까지 등돌려

[美 대선가도...흔들리는 트럼프]

코로나·경기침체·시위사태 '3중고'

전·현직 국방장관도 항명...'전에 없던 정치적 위기' 상황 직면

선거 참패 가능성에 공화당 상원 출마 후보들 거리두기 고심

아직 대선까지 5개월 남아 경기회복땐 다시 승기 잡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교회를 방문한 뒤 시위 진압 경찰 병력이 배치된 도로를 따라 백악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3대 악재의 시험대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이 같은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 여부를 분석하면서 △공중보건 위기 △최악의 경기침체 △1960년대 이후 최대 민중 소요를 트럼프가 직면한 ‘3중고’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각종 위기가 터질 때마다 헤쳐나왔지만 이번에는 ‘전에 없던 정치적 위기’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강압적 체포로 희생된 사건으로 촉발돼 미 전역으로 확산된 시위 사태는 미 대선을 뒤흔들 ‘뇌관’으로 평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합과 치유의 메시지를 내놓기는커녕 시위 주도 세력을 ‘폭도’ ‘안티파’로 몰아세우며 이념 대결과 편 가르기를 조장하자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공화당이 배출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응을 비판했고 심지어 그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군병력을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항명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이었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대응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매티스 전 장관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하며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으로 불리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도 4일 매티스 전 장관을 두둔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는 점도 그의 재선 가도를 어둡게 하고 있다. 3일 몬머스대가 등록 유권자 7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는 41%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 52%에 비해 11%포인트나 낮았다.



이날 나온 폭스뉴스의 여론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뼈아프다. 2016년 선거에서 승리했던 오하이오와 애리조나·위스콘신 3개 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각각 45%와 43%였고 애리조나에서는 46%와 42%로 나왔다. 위스콘신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9%포인트나 높았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동률인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초 미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최종 부결되고 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재선을 자신하던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지율이 하락하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미국에서만 1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봉쇄조치 등의 여파로 4,000만여명이 실업자가 되면서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며 트럼프를 등지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캠프 측은 겉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가 매우 잘못돼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며 담담한 척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선거 전략 담당자들을 불러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브래드 파스케일 재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과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11월3일 미국 대선일에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패배할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트럼프 진영은 초긴장하는 모습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의 승리확률을 △하원 77% △상원 50% △대선 51%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CNN은 공화당 소속 의원 7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11월 대선과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전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상원 선거에 나서는 공화당 후보들 가운데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대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에서는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기조를 이뤘던 감세 정책이 방향 전환을 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아직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우세에도 실제 선거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선거인단이라는 제도 때문에 전국 득표에서 패배하더라도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여러 악재 속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든 미중 무역합의를 유지하면서 이민 문제와 중국 때리기 전략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뉴욕=김영필특파원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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