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인치대의 중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초 세계 최초로 48인치형 OLED TV를 출시한 LG전자(066570)에 이어 소니·도시바까지 이 시장을 주목하며 대형·초대형에 치우쳤던 OLED TV 시장의 저변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8일 전자·디스플레이 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도시바는 자사 홈페이지에 올해 하반기 공식 출시를 앞둔 48인치 OLED TV 레그자(REGZA) 라인업을 공개했다. 오는 19일 ‘48X8400’ 모델이 선을 보이고 가을에는 ‘48X9400’ 모델이 소비자들과 만난다. 48인치로 먼저 시동을 거는 X8400 모델은 보급형, X9400은 음질과 화질, 기능상 최고사양을 적용한 프리미엄형 제품이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주춤했던 도시바는 일본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중형급 TV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글로벌 OLED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전자는 이미 48인치 시장 선점을 통해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제품을 선보인 LG전자는 5월 말부터 영국 가전양판점인 딕슨스에서 48인치 OLED TV를 예약판매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이달 중에 일본과 미국 등 순차적으로 판매처를 추가할 계획이다. LG전자와 맞붙은 소니는 이에 질세라 7월25일 일본에서 48인치 OLED TV(브라비아 A9S)를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전무)은 “48형 LG 올레드 TV는 고객에게 게임과 영화에서 생동감 넘치는 프리미엄 화질로 최적의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며 “유럽·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해 초대형·대형 TV뿐 아니라 중형급 TV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리더십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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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중형급 TV 시장이 꿈틀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시장 확대에 따른 소비자 니즈 다양화를 꼽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4개 모델(55·65·77·88인치)이 전부였지만 거주 공간에 따라, 취향에 따라 중형 OLED TV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결과다. 제품의 매력도 뚜렷하다. 화면 사이즈가 상대적으로 작아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고 선명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각사에서 내놓는 48인치 OLED TV는 대형과 초대형으로 분류되는 기존 제품군에 비해 최소 5분의1 수준인 200만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또 작은 화면에 4K 해상도를 실현하면서 높은 화소 밀도로 상대적으로 해상도가 높아 보이는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순연된 ‘도쿄 올림픽 특수’도 48인치 OLED TV의 판을 넓히는 데 한몫하고 있다. 업계는 주거공간이 상대적으로 좁은 일본과 유럽 등에서 48인치 TV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고 소니나 도시바 등 일본 톱 브랜드들이 앞다퉈 이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도 코로나19 여파에도 OLED TV 시장은 꾸준히 파이를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은 450만대로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OLED TV 패널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해 2023년에는 연간 출하량이 1,000만대에 육박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TV용 OLED패널을 생산·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034220)는 40인치대부터 80인치대까지 OLED TV 풀라인업을 갖추며 프리미엄 TV시장에서 ‘OLED 대세’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광저우 공장이 하반기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만큼 OLED 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증가하는 OLED TV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 OLED TV 투트랙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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