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1·4분기에 추락한 증권사 실적이 2·4분기에는 ‘V자’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 등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상장 증권사의 2·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8,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운용손실이 급증한 1·4분기 6개사의 순이익인 1,537억원의 5배 이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302억원)보다도 1.5%가량 늘어난 것이다.
1·4분기에는 증시 급락으로 증권사도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증시가 30% 이상 가파르게 빠지는 사이 주식평가손실과 주가연계증권(ELS) 헤지손실, ELS 마진콜 등의 이슈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1·4분기에 발생했던 증권사의 주식평가손실은 2·4분기에는 증시 회복으로 이익으로 전환했다. 또 ELS와 관련해 코스피와 S&P500, 닛케이 225, 다우지수 등은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는 수준까지 회복했고, 유로스톡스50은 조기상환 요건 충족 기준보다 4~5% 낮은 수준인 상황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4분기 주요 증권사의 실적 부진을 초래한 트레이딩 손익의 경우 2·4분기 회복 가능성이 높다”며 “5월까지 ELS의 발행과 조기상환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나 8~9월 이후로는 조기상환 요건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향후 운용이익의 급격한 악화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유입 및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며 1·4분기에 사상 최대(약 1조원)를 기록한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평균 9조3,000억원이던 일 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1·4분기 15조원, 2·4분기(5월까지) 20조원을 웃돌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4분기 주요 증권사 5곳(한국·NH·미래에셋·삼성·키움)의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각사별로 1,150억~2,000억원으로 또다시 역사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적 회복 전망에도 증권사 주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주가급락 이후 최근 1년 내 고점 기준 코스피는 90% 가까이 회복했으나 2·4분기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KRX 증권업지수는 고점 대비 70% 회복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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