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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1초에 167만원씩 느는데…정치권은 또 '돈 살포' 목청

[재정적자 넉달새 56.6조 사상 최대]

☞돈 살포 : 2차 재난 지원금·기본소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재정적자가 56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홍남기(왼쪽 두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사전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안도걸(왼쪽부터) 예산실장, 홍 경제부총리, 안일환 2차관, 최상대 예산총괄심의관./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한 경기 악화, 그리고 정부 지출 증가로 세수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세 수입은 줄어든 반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 투입은 점차 늘어나면서 올해 1~4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과 4월 국가채무 증가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 부진 여파로 국세 수입 감소 추세가 한동안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2·3차 추가경정예산안까지 본격 집행돼 반영되고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2차 재난지원금, 기본소득까지 현실화할 경우 적자 규모와 국가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기 악화에 따른 세수 감소 장기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불필요한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해 재정 지출을 효율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4월 말 기준 국가채무 746조3,000억원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나랏빚은 1초당 167만원 늘어나는 꼴이다.

세수진도율 34.6%로 2.7%P↓

코로나發 국세수입 감소 불가피

재정지출은 확대…세수절벽 非常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6월호에 따르면 올해 1~4월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3조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17조5,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6조6,000억원 적자가 났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1∼4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적자 폭이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3차 추경안에서 올해 말 기준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전망치의 절반가량이 4개월 만에 채워진 셈이다.

이 같은 대규모 적자는 우선 국세 수입 감소에서 기인한다.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0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7,000억원 줄었다. 올해 걷으려고 한 세금 목표 대비 실제 걷은 금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진도율은 34.6%로 1년 전(37.3%)보다 2.7%포인트 하락했다. 1~4월 국세수입을 세목별로 살펴봐도 감소세가 뚜렷했다. 법인세는 전년 대비 3조2,000억원, 부가가치세도 3조7,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소득세는 전년 대비 2조6,000억원 증가했다. 4월 한 달 전체 국세 수입은 3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00억원 줄었다. 법인세의 경우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조7,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3월 신고 법인세 분납분이 2019년에는 5월 세수로 집계된 반면 올해는 4월 세수로 집계된 데 따른 결과다. 소득세는 6조6,000억원이 걷혀 전년 동월 대비 1조원 늘었다. 이는 연초 부동산 거래 증가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7,000억원 늘어난 효과로 분석된다.



채무도 746조로 가장 큰 폭 증가

“추가 지원금 땐 빚 감당 불가”

부가가치세는 14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조6,000억원 줄었다. 조세재정연구원장을 지낸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부가세 신고·납부 기한을 연장한 것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경기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지출 증가 추세도 만만치 않다. 올해 1~4월 총지출은 20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3조원 늘었다.

한편 재정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국가 채무도 급격히 늘어났다. 4월 말 기준 중앙정부 국가채무는 746조3,000억원으로 3월 말 대비 14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4년 이후 전월 대비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주장하고 있는 2차·3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실제로 지급되거나 기본소득 도입이 관철된다면 국가 채무는 감당 불가한 수준으로 치닫게 된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 공공경제연구부장은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세입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적자 폭은 특히 세입의 하방 위험이 크다. 현재 이미 9조원 가까이 부족한데 2·4분기 세수까지 반영된다면 총수입 자체가 당분간 절대 늘 수 없는 구조”라며 “재난지원금 100% 때 논란이 벌어졌던 것처럼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돈이 갈 수 있게 지출을 효율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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