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곱 번째 ‘AAA급’ 발행물인 KT(030200) 회사채에 기관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수요가 넘치면서 회사는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조4,500억원의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시장 수요가 가장 많은 3·5년물이 특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900억원어치를 모집한 3년물에 6,400억원의 자금이 몰렸으며 600억원어치 발행하는 5년물에는 4,4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장기물인 10년물(200억원)과 20년물(300억원)에도 각각 1,300억, 2,400억원 쏟아졌다.
시장에 오랜만에 등장한 초우량물인만큼 기관들의 러브콜이 잇따랐다. 매수 수요가 넘쳐나면서 발행 금리도 민평 대비 -5bp(1bp=0.01%포인트)~-10bp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회사는 이번 발행에서 희망금리밴드를 민평 대비 -20~+20bp 수준으로 제시했다.
최근 회사채시장에서는 우량등급 선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면서 올해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지자 기관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돌아선 탓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용도에 안정감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유효경쟁률과 가산금리가 큰 폭으로 차이나고 있다”며 “AAA급의 경우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으나 그 밑으론 여전히 변동성이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 통신사들은 5세대(5G) 시장 선점경쟁으로 설비투자(케펙스)와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017670)과 KT·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의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7.9% 늘었다. 지난 2018년까지 개선되던 재무 레버리지도 다시 증가세다. 투자 부담이 늘어나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연초 회사채 시장을 찾아 각각 6,000억원, 3,000억원씩 조달해갔다. KT는 이번 조달되는 자금으로 9월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할 예정이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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