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회째를 맞은 ‘서울포럼’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한 웹비나를 기본 형태로 하면서도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면서 최소한의 관중이 오프라인 현장에 참석해 국내외 석학·전문가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장 참가 제한으로 직접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관중들의 아쉬움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랜선 포럼’을 통해 달래준다. 랜선 참가자들은 강연과 토론을 관람한 뒤 연사들에게 직접 질문도 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돼 정부 당국의 방역 지침이 강화될 경우 무관중 온라인 포럼 형태로 진행하는 등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보스턴·LA·파리 라이브로 연결해 강연·토론 진행=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불러온 ‘새로운 일상(New normal·뉴노멀)’ 시대를 맞아 공론장 역할을 해온 각종 포럼·콘퍼런스·세미나의 형식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다. 이전에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오프라인 행사의 보완적인 성격이 강했던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언택트) 시대에서는 온라인 포럼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매년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와 트렌드를 제시하고 실행 방안을 논의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공론장으로 자리매김한 ‘서울포럼’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연사·관중이 현장에 직접 참석하는 일반적인 형식과 함께 국내외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행사 현장과 소통하는 비대면 랜선 포럼 형식이 결합한 형태로 진행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출입국 제한으로 대부분의 해외 연사들이 방한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강연 및 토론을 진행하지만 일부 연사는 한국을 직접 찾는다. 바이러스 전문가이자 ‘바이러스 폭풍’의 저자로 잘 알려진 네이선 울프 메타바이오타 창립자는 개막식 현장에서 신종 감염병 억제 방안와 백신·치료제 개발 동향을 소개한 뒤 감염병 퇴치를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을 강조한다. 촉망받는 젊은 재미 과학자인 유승주 유타대 의공학 및 약학과 교수도 방한해 기초연구 활성화와 과학기술 초격차 전략에 대해 강연한다.
자가격리 등의 문제로 방한하지 못하는 해외 석학·전문가들은 온라인을 통해 국내외 관중들과 만난다. ‘인공지능의 대가’로 불리는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산학협력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이끄는 칼 코스터 MIT 기업협력 총괄전무는 미국 보스턴에서,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인 데니스 홍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엔젤레스캠퍼스(UCLA) 기계공학과 교수는 미국 LA에서, 대안적 소프트웨어 교육기관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에콜42’의 소피 비제 교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연결된다.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로 코로나19 대비=‘서울포럼’의 세션 행사는 매년 500명 안팎의 관중이 참석해 열띤 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관중들의 오프라인 행사 참석을 최소화하는 대신 비대면 형식을 적극 활용한다. 200여명의 랜선 참가자를 무대 양쪽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에 영상으로 띄워 연사들이 현장 참가자와 함께 볼 수 있도록 하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장 참가자들도 행사장에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계, 손 소독제 등을 비치해 입장부터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자리 배치 역시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2m 간격을 유지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확산돼 2차 대유행이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방역 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전환할 경우 랜선 참가자 위주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2세션 사회자로 참석하는 김정호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석학과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장소와 참석자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의 특성을 십분 활용하면 ‘서울포럼’이 지닌 공론장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서울포럼 2020’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가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과학기술의 역할을 재확인하고 기초연구 활성화와 기술 격차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포럼 2020’ 개막식과 세션 행사는 실시간 생중계된다. 유튜브 서울경제 채널과 네이버TV ‘서울경제 썸’ 채널을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다. 글로벌 포럼인 만큼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며 동시통역 서비스가 제공된다./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