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폭락하면서 절반 이상의 자산운용사가 적자를 냈다. 특히 사모펀드 운용사는 4곳 중 3곳이 적자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1·4분기 자산운용사 운용실적’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국내 300개 자산운용사 운용 자산은 1,149조4,000억원으로 지난 해 12월 말(1,136조5,000억원) 대비 1.1% 늘었다. 운용자산 중 펀드수탁고는 659조원, 투자일임계약고는 490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각각 1.4%, 0.7% 증가했다. 이 중 공모펀드는 240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조7,000억원 늘었으며 사모펀드는 418조1,000억원으로 5조7,000억원 증가했다.
운용자산 규모는 커졌지만 순이익은 크게 줄었다. 올해 1·4분기 국내 자산운용사의 순이익은 1,16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4%, 전년동기대비로는 52.3%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35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수익이 576억원 감소하면서 662억원 줄었다. 이처럼 실적이 악화된 데는 올해 초 코로나19로 전 세계 증시가 급락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자산운용사가 고유재산 운용으로 얻은 증권투자손익(파생상품 포함)은 1,15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분기(476억원) 대비 1,629억원 감소한 수치다.
손실이 커지면서 대다수 자산운용사가 1·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300개 자산운용사 중 이 기간 흑자를 낸 곳은 113개사며 62%에 달하는 187개사는 적자다. 적자회사 비율은 2019년 대비 27%포인트 늘었다. 특히 사모펀드운용사의 경우 225개 회사 중 70.2%인 158개 회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금감원 측은 “올해 1·4분기 중 자산운용사의 펀드 수탁고 및 투자일임계약고는 모두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 및 수익성 지표가 크게 나빠졌다”며 “금융감독원은 코로나 19 상황 등에 따라 향후 시장 불안정에 대비해 향후 수익기반 취약 회사의 재무 및 손익현황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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