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고분에서 말 갑옷이 처음 발견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지난 1934년 경주 황남동 109호분에서였다. 1973년 경주 계림로 공사 때는 말 갑옷이 6점의 조각 형태로 발굴됐다.
완전한 형태의 말 갑옷이 출토된 곳은 1992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하던 경남 함안군 가야읍 말산리의 고분이었다. 무덤 주인의 곁에서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발굴된 철제 말 갑옷은 5세기 아라가야에서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발견을 계기로 무덤은 ‘마갑총’이라 불리게 됐다. 말 갑옷과 고리자루 큰 칼 등 마갑총에서 발견된 유물은 지난해 보물 제2041호로 지정됐다.
고대 국가의 말 갑옷 유물을 선보이는 특별전 ‘말, 갑옷을 입다’가 12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개막한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립경주박물관이 공동 개최한 전시다. 신라·가야·백제 지역에서 출토된 말 갑옷과 고구려 고분 벽화 속 말 갑옷까지 고대 삼국의 말 갑옷 18점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인 일이다.
고대 말 갑옷의 획기적 발견은 지난 2009년 경주 쪽샘지구 C10호에서 나온 완전한 형태의 말 갑옷인데, 이것이 고대 삼국의 말 갑옷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계기가 됐다. 쪽샘지구에서 발견돼 10년 간의 보존처리를 마친 말 갑옷과 재현품이 전시의 시작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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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말 갑옷’을 대표하는 황남동 109호와 계림로 1호에서 출토된 말 갑옷은 각각 1934년과 1973년에 발굴된 이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가야의 말 갑옷’은 동아시아에서 최대 수량을 자랑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함안 마갑총에서 나온 말 투구와 좌·우측 말 갑옷이 처음으로 함께 전시됐다. 부산·김해·합천 등에서 출토된 말 갑옷을 소개해 신라와 다른 가야의 다양한 말 갑옷을 비교해 볼 수 있다.
‘백제의 말 갑옷’은 그 수가 적은 편이지만 공주 공산성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옻칠을 한 가죽 말 갑옷이 출토돼 주목 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옻칠 말 갑옷과 함께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말 투구가 선보인다.
‘고구려의 말 갑옷’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고대 중장기병(철기병)의 모습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 사전 예약을 한 후 방문할 수 있다. 현장 접수로도 하루 300명 내외가 관람할 수 있다. 8월23일까지.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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