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이 꿈의 1만 고지를 넘어서며 독주하고 있지만 뉴욕 3대지수 가운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최근 가파른 오름세에 대한 부담으로 주춤하고 있다.
애플·아마존·구글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이 종목들이 끌어올리고 있는 나스닥은 사상 최초로 1만 고지를 돌파하는 등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제조업과 전통 산업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다우존스와 S&P500은 경기회복 기대감만으로 상승탄력을 지탱하기에는 조금씩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66.59포인트(0.67%) 상승한 1만20.35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971년 출범 이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1만선을 돌파했으며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소위 ‘마가(MAGA)’로 불리는 대형 IT주들의 질주가 나스닥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날 뉴욕 증시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은 2.6% 급등해 주당 352.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의 시총은 1조5,290억달러에 달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는 3.7% 오른 주당 196.84달러, 아마존은 1.8% 상승한 주당 2,647.45달러로 마감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0.7% 올랐다. 이외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9% 급등하면서 처음으로 주당 1,000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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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과 달리 다우지수와 S&P500은 약세를 기록하면서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282.31포인트(1.04%) 떨어진 2만6,989.99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하락했다. 또 S&P500은 17.04포인트(0.53%) 내린 3,190.14로 장을 마감해 이틀 연속 내렸다.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이 올랐던 종목들도 크게 하락했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8.2% 내렸고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은 11%, 델타항공은 11% 급락했다. 웰스파고도 -8.95%를 기록했다. CNBC는 “투자자들이 경기회복 수혜주에서 돈을 빼내 기술주로 갈아타면서 다우와 S&P500이 이틀 연속 하락했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도 엇갈린다. IT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주가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은 IT 회사들이 앞으로 더 강하게 부상할 것이라는 데 점점 더 많은 돈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최근 급등했다가 주춤하고 있는 항공주에 대해서는 실제 실적개선 속도에 비해 주가 상승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이미 베이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최근 항공주의 주가 급등은 시장에 오히려 부담감을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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