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000150)그룹 회장이 11일 임직원에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을 실시할 예정”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박 회장은 이날 사내 포털에 올린 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에 유동성 문제를 겪게 된 중공업을 비롯해 회사 경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탓에 회사 걱정까지 하는 여러분을 보면서 회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이 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회장은 “채권단의 지원에 힘입어 두산중공업(034020)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기반은 마련했다”며 “중공업을 최대한 빨리 정상 궤도에 올린다는 목표 아래 이 계획을 신속히 이행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권단에서 3조원을 지원받고 이에 대한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했다.
박 회장은 “경영 정상화 및 사업구조 개편 방향에 맞춰 자산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며 “㈜두산 및 ㈜두산의 대주주들은 중공업 유상증자와 자본확충에 참여해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이어 “㈜두산은 자체 재무구조 개선과 두산중공업 자본확충 참여를 위해 두산타워와 일부 보유지분 및 사업부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썼다. 두산그룹은 두산타워를 비롯해 ‘알짜’ 계열사인 두산솔루스(336370), ㈜두산 사업부인 산업차량BG·모트롤BG·두산건설과 클럽모우 골프장 등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중공업을 하루빨리 안정시키고 이를 통해 그룹 전반의 업무 환경을 안정적으로 되돌려놓는 것이 회장으로서 할 일”이라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책임지고 이행해서 속히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목표한 바를 이뤄냄으로써 임직원의 희생에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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