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042660) 기업결합 심사에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가스선 시장 지배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EU 측은 최근 현대중공업에 통보한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 관련 중간심사보고서에서 “탱커·컨테이너선·해양플랜트 등에서는 경쟁제한 우려가 해소됐지만 가스선 분야에서는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기업결합 심사에서 다른 선종은 제외하고 가스선으로 범위를 좁혀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NG선 등 가스선 시장은 사실 한국 조선 3사가 ‘싹쓸이’하다시피 하는 시장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 유조선 등 다른 선박들의 경우 중국이나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LNG선은 유독 한국이 독주하고 있다. 운송 중 사고가 날 경우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이 분야 기술력이 뛰어난 국내 조선업계로 선주들의 발주가 몰리는 것이다. 실제 국내 업체들은 최근 카타르 LNG선을 대거 확보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에 대해 “EU 집행위 중간심사보고서를 받았지만 심사 대상자로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심사를 유예했다가 지난 3일 재개하면서 기한을 오는 9월3일로 제시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중국·카자흐스탄·싱가포르에 신청서를 냈고 9월에 일본과 사전협의에 들어갔다. 10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았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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