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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IB, 발행어음 '숨 고르기'

PF 보증제한 등 운용제약에

증권사들 금리인하 잇따라

하나금투 등 후발주자들도

신규 인가 속도조절 움직임





발행어음 사업을 하는 증권사들이 기준금리 인하와 운용상 제약 등으로 잇따라 발행어음 금리를 낮추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저금리 기조 속에서 조금이나마 높은 금리를 찾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규제와 바뀐 금융환경에 증권사의 고민도 커지는 모양새다. 발행어음 신규 인가에 속도를 내오던 후발주자들은 바뀐 환경으로 인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일자로 발행어음 금리를 30~50bp(1bp=0.01%포인트) 낮췄다. NH투자증권은 앞서 이달 2일 원화 발행어음 수시물 약정금리를 45bp 낮춘 것을 비롯해 자사 발행어음 약정금리를 40~50bp 낮췄고 KB증권은 지난달 25일과 29일 두 번에 걸쳐 발행어음 CMA 금리를 30bp 낮췄다.

발행어음이란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200% 내에서 발행하는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을 말한다. 원금보장이 되면서도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고정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2017년 11월 한국투자증권이 처음 상품을 내놓은 후 최근 2년 반 만에 16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자금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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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수익률은 한은이 정하는 기준금리를 근간으로 여러 지표와 데이터를 반영해 산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면서 올해는 발행어음 사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단기채 금리가 급등하자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등으로 유동성 부족에 내몰린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특판을 이어가며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올 4월까지만 해도 발행어음 금리를 올리는 증권사가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로 자산가격 변동성이 커지며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내는 투자처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 보증 제한 등의 규제로 그간 고수익을 보장했던 부동산 금융 비율이 제한되면서 운용 제약이 더 커졌다.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발행어음이 여전히 은행 예금금리보다는 높은 금리를 제공하지만 증권사가 판매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1년 약정 발행어음의 금리가 1% 초반인 지금 상황은 큰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특판 등으로 판매한 발행어음의 금리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어서 자칫 운용을 잘못할 경우 증권사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조달금리 역시 낮아지는 추세고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하고 발행어음 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있어 역마진 우려는 크지 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기 위해 자본 규모 확충에 속도를 내온 후발주자들은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 등은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자기자본을 만족했지만 발행어음 사업은 물론 전 단계인 초대형 IB 인가조차 금융당국에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과 IB 등 어려운 투자 여건으로 인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발행어음 사업은 이미 3개 사업자가 약 16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블루오션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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