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글로벌 케미컬의약품 사업부문의 R&D 역량 강화를 위해 다국적제약사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s International AG)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에 대한 권리 자산을 3,324억원에 인수한다고 11일 밝혔다.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와 상표·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이 제품들은 9개 지역에서 2018년 기준 1억4,000만 달러(약 1,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앞으로 18개 제품을 셀트리온제약(068760)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는 셀트리온의 첫번째 대형 인수·합병(M&A), 셀트리온은 그동안 높은 국내 수요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제약사들의 과점으로 인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국산화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된 셈이다.
이를 둘러싸고 증권가에서는 연이은 호평을 쏟아 내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첫 걸음이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출성장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우선, 미래에셋대우는 셀트리온의 목표가를 기존 26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이번 인수 계약 체결로 셀트리온은 기존에 강세였던 미국과 유럽 지역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까지 진출하게 됐다”며 “비록 올해와 내년 실적 기여도는 크지 않으나 바이오시밀러 회사에서 케미칼 의약품까지 아우르는 종합 제약사로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이어 “또 기존 미국과 유럽에 강점이 있었다면 이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고, 신제품 출시가 쉬워졌으며 현재 개발 중인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출시 시 액토스와 네시아로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의 도약을 위해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 외에 지속적으로 케미컬 사업 강화를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영업양수도 계약 발표는 방향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인수 초기에 해당 의약품들의 생산을 다케다제약 시설에서 생산할 예정이지만 향후 생산 기술을 내재화해 생산원가를 절감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셀트리온의 복합제(개량신약) 개발 역량과 다케다제약의 당뇨, 고혈압 제제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복합제를 개발함으로써 더 큰 매출 증가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인수는 단순히 관계사의 매출 볼륨 증가를 위함이 아니다”며 “향후 다케다 신약들의 특허 만료 이후 이들 오리지널 성분 복합제와 서방형제제와 같은 개량신약의 조기출시를 통해 케미칼 사업부의 글로벌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다”고 분석했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사업부문은 매출액 2,000억원에 이익률 20% 수준을 꾸준히 기록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며“이번 계약으로 오리지널 제품으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하게 되며, 추후 특허만료 시 복합제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이 가능하고, 제품의 다양화로 다양한 치료영역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jjss12345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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