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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정부의 경제 낙관론, 믿어도 될까요

한달만에 하방위험 '확대→완화'

“내수 위축세 완만, 고용 감소 폭 축소”

카드사용 -5.7%->5.3%, 재난지원금 반짝 효과 가능성

‘코로나 세대’ 20대 고용률, 55.7%…최저치 찍어

제조업 취업자 수 석 달 연속 마이너스…코로나 2차 쇼크 우려





기획재정부가 지난 12일 ‘그린북 6월호’를 발간했습니다. 그린북은 기재부가 지난 2005년부터 우리 경제 동향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판단을 돕기 위해 매달 한차례씩 국내외 경기 흐름 분석 및 전망을 종합 보고서로 형태로 만드는 자료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발표하는 경제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처럼 표지 색깔에 착안해 그린북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그린북은 경제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적 견해를 담은 자료로 여겨집니다. 그만큼 그린북에 나오는 문구와 표현 하나하나의 상징적 의미 그리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합니다.

“최근 우리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내수 위축세가 완만해지고 고용 감소 폭이 축소되는 등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6월 그린북을 통해 기재부가 내놓은 경제 진단입니다. 체감 경기와의 괴리는 둘째치고, 지난 4월 “실물경제의 어려움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한 데 이어 5월 “실물경제의 하방 위험 확대”라는 표현까지 썼던 정부가 돌연 낙관적인 경제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낙관적 경기 진단이 시장에 의도적으로 긍정적 메시지를 발신하기 차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기재부는 전혀 아니라며 “경제 상황에 따른 정확한 판단을 하려 노력했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기획재정부 김영훈 경제분석과장이 1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6월 최근경제동향 배경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카드 사용 -5.7%->5.3%…재난지원금 ‘반짝 효과’ 우려도

정부가 실물 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됐다고 판단한 주된 근거는 바로 최근의 소비 관련 지표입니다. 실제 5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되고 있으나 3월과 4월보다는 그 수준이 나아졌습니다. 3월 -4.3%, 4월 -5.7% 등 2개월 연속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던 카드 국내승인액이 5월(5.3%)에는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전월 70.8까지 내려갔던 소비자심리지수(CSI)는 5월 77.6으로 반등했습니다. 하지만 관건은 지속 가능성입니다. 최근의 소비 지표 개선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기조와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소비 심리 회복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긴급 재난지원금의 경우, 한정된 금액과 사용기간을 지닌 만큼 ‘약발’이 떨어지면 소비 지표가 언제든 다시 가라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1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 시작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 있다./연합뉴스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지만…코로나 세대 고용률·제조업 취업자 수 최악

고용 지표 또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지난달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줄어들었다. 코로나 19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대면 업무 비중이 높은 업종(숙박·음식업, 교육업 등)의 고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긍정적 해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일단 취업자 수 감소 폭만 살펴 보면 고용 지표는 지난 달에 비해 일정 부분 개선된 것처럼 보입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 2,000명 감소했습니다. 4월 (-47만 6,000명)에 비해 감소 폭이 줄긴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른 영향으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고용 지표도 지난 달 대비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애써 내놓은 긍정적 해석과 달리 청년층, 그리고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취업자 수 감소 추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우선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면접 일정을 미루며 일명 ‘코로나 세대’인 20대 고용률은 2.4%포인트 떨어진 55.7%로 1982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로 추락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을 제외하고는 40대(-18만7,000명), 30대(-18만3,000명), 50대(-14만명), 20대(-13만4,000명)에서 취업자 수가 모두 줄었고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가 2.1%포인트 오른 26.3%로, 같은 달 기준으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25~29세가 취업 증가를 견인하던 연령층이었는데 면접과 채용이 연기되면서 청년층의 사회 진입이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폭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만 3,000명, 4월 4만 4,000명이었던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는 지난달 5만 7,00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제조업의 경우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감소로 손을 써볼 방도도 마땅하지 않다는 점에서 취업자 수 감소 폭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그나마 경제 회복력이 있지만 교역량이 많은 중국, 그리고 유럽의 경우 회복에 고전할 것으로 보이기에 감소폭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면 서비스 취업자 수 등은 정부 재정을 통해 감소폭을 둔화시킬 수 있겠으나 제조업은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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