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NHN은 지난 4일 경남 김해에 5,000억원을 들여 제2의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네이버도 약 5,000억원을 투자해 세종시에 제2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삼성SDS 역시 작년에 춘천 데이터센터를 건립한 데 이어 동탄에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짓고 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서울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실립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건설사들도 신사업으로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GS건설은 최근 데이터센터를 신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밝혔고, HDC현대산업개발은 NHN과 손잡고 데이터센터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담당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 1위인 미국의 경우 2025년까지 미국 모바일 데이터 수요가 연평균 32% 증가하고, 이커머스 시장이 2022년까지 연평균 14%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이나 싱가포르에는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리츠가 다수 상장되어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리츠 ‘에퀴닉스(Equinix)’와 ‘디지털 리얼티 트러스트(Digital Realty Trust)’가 대표적입니다. 이 두 회사는 최근 국내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에도 데이터센터 투자 리츠인‘케펠 DC 리츠(Keppel DC REIT)’가 상장되어 있습니다. 케펠은 2018년 초 1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펀드를 모집해 현재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케펠은 향후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우량 자산은 케펠 DC 리츠에 매각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데이터센터 투자 시장의 성장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빨라지고 있으며, 특히 기존의 단순 공간 대여인 ‘홀세일’ 구조에서 ‘코로케이션(리스)’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며 “홀세일은 단지 데이터센터 주인이 특정 임차인(고객)을 위해 맞춤형으로 데이터센터를 지어줬다면, 최근에는 다수의 기업 임차인을 유치하고 서로 네트워킹 효과를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 경우 다수의 고객이 임차인으로 들어오므로 테넌트 범용성이 커져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역시 향후 데이터센터 투자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투자 붐이 최근 투자가 활발한 물류센터 뒤를 이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현재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원은 “지금까지 한국은 데이터센터를 기업이 직접 짓고 보유,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데이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직접 보유하고 운영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고 리스크도 높다”며 “향후 외부 데이터센터를 임차하는 방식이 늘어날 것이며, 폭발적인 수요 대응과 데이터의 안정적 관리, 효율적 자산 배분 차원에서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는 기존의 오피스나 리테일·호텔, 그리고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물류센터보다 훨씬 까다로운 자산으로 인식됩니다. 이 연구원은 “향후 데이터센터 리츠나 부동산펀드가 나온다면 고성장에 힘입어 각광 받는 자산이 될 수 있다”면서도 “데이터센터는 다른 부동산에 비해 입지나 건물 상태 등 물리적 가치보다 운영자의 역량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운영자의 역량을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예로 현재 글로벌 1위 데이터센터 리츠인 에퀴닉스는 용량 측면에서는 2위인 디지털리얼티보다 작지만 손익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원은 “에퀴닉스의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이 훨씬 뛰어나고 에퀴닉스만의 ‘에코 시스템(eco system)’이라는 상호연결 서비스가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