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는 마이데이터(My data) 서비스 시범기업으로서 ‘데이터 드리븐(Data Driven)’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흩어져 있는 개인의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며 자산관리 시장을 선도하는 뱅크샐러드를 시작으로, 레이니스트는 다양한 산업에서 데이터 기반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고객을 위한 맞춤형 데이터 융합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에는 세계 소프트웨어의 중심지 실리콘밸리에서 개발자들이 잇따라 합류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데이터 드리븐 엔지니어 뱅크샐러드 김태호 CTO는 10년 전부터 데이터를 활성화하기 위한 연구 개발에 집중해왔다. 좋은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개발자를 꿈꾸는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적인 엑시트까지 뱅크샐러드에 합류했다. 천인우 엔지니어는 미국 페이스북 본사에서 5년간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 처리하며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다. 페이스북의 체계화된 데이터 분석 시스템 속에서 쌓은 탄탄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데이터 소스에 기반한 개발의 꿈을 펼치겠다는 포부다.
◇레이니스트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김태호(이하 김) 어릴 때부터 천상 개발자였다. 특히 미국에서 직접 창업도 하고 온갖 고생하면서 엑싯도 경험했다. 이런 경험을 거치다보니 “실리콘밸리에서는 개발이 재밌는데 한국은 왜 재미가 없는지” 의문이 들었다. 미국에서 개발문화가 좋고 돈도 잘주는 곳에서 근무해봤다. 결국 가장 큰 차이는 ‘데이터 드리븐 컴퍼니’인지에 달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데이터 드리븐으로 성과평가까지 이뤄지는 회사를 찾다보니 한국에서는 뱅크샐러드가 가장 눈에 띄었다.
천인우(이하 천) 전 세계에서 데이터 드리븐을 제일 잘하는 회사(페이스북)에서 일했다. 페북에서 배운 의사결정 방식을 한국에서 구현하고 싶었다. 페이스북 입사하고 처음 프로젝트 맡았는데 “성과 평가는 고객한테 직접 받는 것”이라고 하더라. 고객들한테 직접 테스트를 해보면서 재미를 느꼈다. 한국에도 비슷한 문화를 도입하고 싶었다. 뱅크샐러드는 데이터 드리븐에 대한 무한 서포트가 매력적이었다.
◇ 왜 데이터 드리븐이 화두인가
김 기록된 데이터로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자신도 몰랐던 니즈를 찾아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데이터가 할 수 있는 일이자, 해야만 하는 일이다. 현재 뱅크샐러드는 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을 위한 사업 전략은 구상되어 있는 상태로 데이터 드리븐 개발자들이 합류해 본격적인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고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사례로는 ‘보험설계’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사용자의 건강검진 결과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 상태에 따른 예상 질병과 의료비 지출 내역을 보여준다. 본인 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건강과 자산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인 마이데이터형 서비스로 꼽힌다. 실제로 2020년 1·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이용자를 분석해보니 약 80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페북에서 인상 깊었던 경험은?
천 미국 페이스북 본사에서 5년간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 처리하며 빅데이터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다. 한 예로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의 지역 여성 사용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을 데이터로 분석, 지역 특성에 맞춘 Locked Profile기능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 외에 사용자 페이스북 웹에서 서버로 보내는 △요청처리 속도 △사용자 거주 지역 △브라우저 사양 △과거 영상 재생 기록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끊기지 않는 영상 재생 경험을 위한 기술을 도입해 영상 시청 사용자가 2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주도했다.
◇최근 데이터 파운데이션팀 리더를 담당하고 있는데
천: 모든 조직원들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이터 파운데이션’ 조직을 올해 초 만들었다. 사용자 데이터를 불러와 정리해주는 수준을 넘어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 개발을 확성화하기 위해서다. 데이터 기반 테크 회사로 진화하기 위해선 필수적인 업무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뱅크샐러드 앱 내 사용 관련 데이터, 고객들의 금융 생활 및 건강 데이터들을 안정적으로 적재하고, 머신러닝 모델링, 데이터 트렌드 분석 등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기업문화는 무엇이 다른가
김: 실리콘밸리는 엔지니어가 왕이다. 한국은 기획자가 따로 있고 탑 다운이 심하다. 실리콘밸리는 모든 사람이 기획자로 일한다. 각자 자신만의 가설을 갖고 실행에 들어가는 게 엔지니어다. 한국은 에이치알, 총무, 구매팀 등에서 일을 시키는 느낌이 강하다. 결국은 한국도 미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언제까지 지금처럼 데이터 따로 엔지니어 따로 조직을 운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천: 싫은 말을 잘하더라(웃음). 난 한국사람이다 보니 아무래도 말을 조심하는 게 버릇이 됐다. 업무에 대한 신랄한 피드백이 이뤄지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그런 지적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업무는 업무일 뿐’이라는 인식의 공감대가 확고하다.
◇향후 인력 충원 계획은
김: 현재 65명의 개발자 포지션의 직원들이 있다. 앞으로 테크 분야는 두 배 이상 뽑을 예정이다. 회사 전체적으로 상반기에만 50명 이상 채용하는 등 전반적으로 확대 추세다.
경험적으로 판교보다는 오히려 실리콘밸리 출신들이 잘 맞는 것 같다. 한국은 데이터 측면에서 고민해본 엔지니어 풀이 적다. 사회초년생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능력이 비슷한데 5-10년마나 지나면 실리콘밸리 개발자들과 역량 면에서 큰 차이를 낸다.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한 사람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마이데이터 사업의 미래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는 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제3자가 모아 대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허락한 것이 핵심이다. 금융의 중심축이 은행·카드·증권 등 기존의 대형 금융회사에서 데이터 주권을 가진 개인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뱅크샐러드는 이러한 흐름을 선도해 가장 개인화된 컨텐츠로 가득한 포털로 진화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 포털에는 무수한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개인화 정보는 별로 없다. 뱅크샐러드는 개인의 수많은 데이터들을 모아 분석한 뒤 꼭 필요한 정보를 정리해 제공, 누구나 능동적인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레이니스트 예비 입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천: 페북보다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은 회사다. 페북이 ‘좋아요’ 버튼을 선보였을 때 그냥 재밌어서 만든 게 아니다. 유저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자 만들었다. 뱅샐은 이미 확보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금융생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페북의 ‘좋아요’ 보다 훨씬 강력한 무기다.
김: 앞으로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될 것이다. 세상을 들여다보고 싶은 개발자들을 위한 회사다. 미래에 일하게 될 방식을 미리 경험할 사람들이 어울리는 곳이다. 실리콘밸리에서 10년 경험을 쌓으면 회사마다 어떤 고민과 실험을 하는지 눈에 보인다. 업계를 보는 눈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뱅샐도 그런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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