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의 홍콩 계열사 스카이하이메모리(Sky High Memory Limited)가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 유치 작업에 들어갔다. SK(034730)하이닉스는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스카이하이메모리를 설립하면서 비메모리 사업분야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자회사 스카이하이메모리는 최근 딜로이트안진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를 상대로 30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스카이하이메모리는 SK하이닉스시스템IC이 지난해 미국 반도체 설계·제조업체 사이프러스(Cypress)와 공동 투자해 설립됐다. 현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60%, 사이프러스가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스카이하이메모리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이 예상돼 운전자본 확충을 위해 외부로부터 적정 수준의 자본조달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이 추진하고 있는 투자 유치 규모를 고려하면 스카이하이메모리의 기업 가치는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조인트벤처(JV)가 설립될 당시 자본금(67억원) 대비 기업 가치가 1년 새 15배 가까이 뛴 것이다. SK그룹과 사이프러스는 각각 40억원과 26억원을 투자해 회사를 설립했다.
JV 설립 당시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사이프러스가 보유한 스카이하이메모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도 확보했다. 장기적으로 회사의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가운데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산정되는 가격을 근거로 계열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하이메모리는 SK하이닉스가 고부가가치 낸드플래시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JV다. SK하이닉스로부터 SLC(Single Level Cell) 낸드플래시 웨이퍼를 공급받아 패키징하고 최종 유통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사이프러스는 영업을 담당하고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전반적인 법인 운영을 맡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비메모리 사업분야에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에도 SK하이닉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함께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를 약 4,200억원에 인수했다. 직접 투자가 아닌 PEF가 설립한 펀드에 투자자(LP)로 출자하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단독 투자 시 사업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모두 짊어져야 해 이 같은 방식을 결정한 것으로 IB 업계는 해석한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매출액은 약 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5% 늘었다. 하지만 전체 연간 매출에서 비메모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를 넘지 않고 있다. 사업구조의 안정을 위해서는 비메모리 분야의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조윤희·김상훈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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