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어지는 내수침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까지 겹쳐 지역 간 장벽이 다시 높아지며 ‘울상’이다. 기업들의 신속한 업무 재개로 생산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지만 소비가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2.8%를 기록해 올 들어 다섯달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은 시장 전망치(-2.3%)에도 미치지 못했다. 소매판매는 1∼2월 -20.5%, 3월 -15.7%, 4월 -7.5% 등으로 점차 개선됐지만 전반적인 부진은 여전하다.
지난주 말부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소비에 새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두 달 만에 코로나19 창궐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베이징시는 잇따라 지역봉쇄 정책을 강화해 이동과 소비 등 경제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6일 시작된 ‘베이징 소비시즌(北京消費季)’ 행사는 이미 주요 매체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중국 내 지방 성과 시들은 베이징과의 교류를 꺼리는 등 다시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
이날 집계에서 5월 산업생산은 다행히 4.4% 늘어났다. 전월(3.9%)보다는 상승폭이 커졌지만 시장 예상치(5.0%)는 밑돌았다. 앞서 5월 수출이 3.3% 하락한 데 이어 소비까지 감소하며 생산규모 증가는 생산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7%나 내려앉았다. 고용불안이 심각한 사회불안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5월 도시 실업률은 5.9%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편 15일 중국 방역당국에 따르면 14일 베이징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36명을 기록했다. 베이징에서 11~14일 나온 확진자만 79명으로 모두 베이징 최대의 농산물도매시장인 신파디시장과 관련돼 있다. 신파디시장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인근의 다른 지방으로 퍼져 13일 랴오닝성에서 확진자 2명이 나온 데 이어 14일에는 허베이성에서도 3명이 발생했다. 벤 카울링 홍콩대 교수는 “베이징에서 코로나19의 2차 파동이 시작되고 있다”며 “베이징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감염자가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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