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종차별적 발언 등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건강이상설’이라는 악재에 휘말렸다.
발단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기 위해 연단에 올랐을 때다. 축사 도중 앞에 있던 물잔을 오른손으로 들어 입에 가져가다 더 이상 팔이 올라가지 않는 듯 잠시 멈칫하더니 왼손으로 잔 아래쪽을 받쳐 들고 두 손으로 물을 마셨다. 트럼프 대통령은 축사를 마친 후 연단을 내려갈 때도 그다지 경사가 심해 보이지 않는 계단을 한 걸음 내디딘 후 잠시 쉬었다가 다음 걸음을 내딛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당장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 두 장면을 담은 영상이 돌면서 ‘트럼프 괜찮지 않다(#TrumpIsNotWell)’ ‘트럼프 아프다(#TrumpIsUnwell)’ 같은 해시태그가 트위터에서 수십만 번 사용될 정도로 이슈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4일 74번째 생일을 맞은 그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에도 갑자기 월터리드군의료센터를 찾은 데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며 “2017년 1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백악관에서 만났을 당시에도 메이 총리의 손을 꽉 쥐고 계단을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반박했다. 그는 이날 밤 트위터에 “축사 후 내려간 계단은 아주 길고 가팔랐으며 난간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주 미끄러웠다는 것”이라며 “난 마지막 10피트(약 3m)를 바닥으로 달려갔다. 가속도!”라고 올렸다. 하지만 NYT는 “계단이 미끄러웠다는 증거는 없다”며 “행사 내내 하늘은 맑았다”고 꼬집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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