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적 선두인 미국과의 격차는 크게 좁히지 못하는 반면 막대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하는 중국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고군분투하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관련 지표를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전경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침체가 예상되고 일본 수출규제가 계속되는 등 여러 위기가 중첩된 상황에서 추후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등에 따르면 10년간 세계 반도체 시장 평균점유율은 미국 49%, 한국 18%, 일본 13%, 유럽 9%, 대만 6%, 중국 4% 순이었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45% 이상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했고 중국은 2% 미만이던 점유율을 지난해 5%까지 높였다.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지난 2010년 14%에서 2018년 24%까지 상승했으나 지난해에는 19%로 감소했다.
국제고체회로학회가 매년 발표하는 채택논문 건수 역시 ‘절대적 선두의 미국, 약진하는 중국’으로 요약됐다.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은 2011년 4건에 불과했던 논문 건수를 올해 23건까지 늘렸다. 빠르게 연구 실적을 쌓은 중국과 한국의 격차도 좁혀졌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한중 간 기술 격차는 2017년 0.6년에 불과했다. 반면 한미 간 시스템반도체 기술 격차는 2013년 1.9년, 2015년 1.6년, 2017년 1.8년으로 답보상태다.
전경련은 이 같은 중국의 부상을 ‘반도체 굴기’ 등 중앙정부 차원의 막대한 지원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다르면 2014~2018년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 21곳 가운데 매출 대비 정부 지원금 비중이 높은 상위 5개 중 3개가 SMIC(6.6%), 화황(5%), 칭화유니그룹(4%) 등 중국 기업이었다.
이미 세계 시장 선두인 미국 마이크론(3.8%), 퀄컴(3%), 인텔(2.2%) 등도 정부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R&D) 등에서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었다. 반면 삼성전자(005930)(0.8%)와 SK하이닉스(000660)(0.5%) 등 한국 대표 기업 2곳은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이 1% 미만에 그쳤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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