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목적기반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PBV)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 전 세계 자동차 수요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PB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이다.
기아차(000270)는 16일 송호성 사장이 광주공장과 광주지역 특장 전문 업체를 찾아 국내 PBV 관련 생태계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광주 하남공장에 군용 차량을 비롯한 특수 차량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고객의 다양한 목적에 적합한 차량을 개발해 납품하고 있다. 48년 간 축적된 특수 차량 사업 경험을 통해 PBV 사업에 필요한 핵심 역량과 전문성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송 사장은 이날 광주 하남공장의 특수 차량 생산 라인을 면밀히 둘러본 뒤 “기아차가 가지고 있는 특수 차량 사업 유산을 기반으로, 물류 등 기업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차량과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며 “글로벌 PBV 사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은 송 사장이 이달 1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첫 현장 방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 미래 계획인 ‘Plan S’의 핵심인 PBV 사업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광주 지역 PBV 연관 네트워크 점검을 통해 PBV 전략의 구체적 실현을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이날 광주지역 특장 전문 업체인 ‘코비코’를 방문해 PBV 사업 협업 가능성을 살피기도 했다. 코비코는 군의 특수 요구에 맞춰 군용 카고, 군용 중량물 운반차, 군용 구급차 등의 운전실 및 적재함 등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기아차는 올해 1월 전기차와 모빌리티 솔루션을 양대 축으로 하는 미래 사업으로 과감한 전환을 하겠다는 내용의 중장기 미래 전략 ‘Plan S’를 공개했다. 특히 차량 공유, 상거래 등의 확대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PBV 시장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지난 1월 PBV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신사업추진실’을 신설했으며,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전략 투자를 실시해, 도시에 특화된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B2B 중심의 PBV 시장은 전자 상거래 활성화, 차량 공유 확대, 자율주행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델 등장 등으로 2020년 5% 수준에서 고성장해 2030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전세계 주요 도시별 환경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전기차 기반의 PBV가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리프트가 전기차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며, 대형 물류기업인 아마존, UPS도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PBV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전기차 제공뿐 아니라 운행을 지원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 서비스 사업으로 PBV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헤일링 등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사업자와 전자 상거래 확대로 인해 급성장 중인 배달 및 택배 사업자가 기아차가 계산하고 있는 주요 고객이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니로EV, 쏘울EV 등 기존 전기차의 PBV 별도 트림 운영을 시작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 전용차, 상하차가 용이한 저상 물류차, 냉장·냉각 시스템이 적용된 신선식품 배송차 등 도심 물류 서비스 맞춤 PBV를 개발하고 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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