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왕좌’를 노리는 LG전자(066570)가 노동조합이라는 복병과 마주했다. 방문관리 인력으로 구성된 새 노조가 LG(003550)전자 자회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노동이슈로 복잡하게 얽혀 버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LG전자가 렌털하는 생활가전을 방문 관리하는 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이 최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LG전자 케어솔루션 매니저는 3,900여명이며, 이들 가운데 일부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지회’를 세워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LG케어솔루션지회는 자신들이 LG전자 최초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이른바 특수고용직 노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는 주체는 지난 2006년 LG전자에서 갈라져 나온 자회사 하이엠솔루텍이다. 노조 측은 마케팅·영업 등 실질적인 지시가 모회사인 LG전자 한국영업본부에서 나온다는 전제 아래, 우선 하이엠솔루텍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LG전자를 대신해 LG전자의 이름으로 소비자를 만난다”며 “하이엠솔루텍을 바꾸려면 결국 LG전자가 움직여야 하기에 LG전자를 상대로 투쟁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역설적이게도 승승장구하는 렌털 사업은 노조가 탄생하는 밑거름이 됐다. 가전 시장의 틈새 공략을 위해 2009년 이 시장에 뛰어든 LG전자는 지난 한 해 렌털로 4,3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품도 정수기 하나에서 공기청정기·건조기·전기레인지·스타일러·안마의자·식기세척기·맥주제조기 등 총 8종으로 확대됐다. 계정도 200만개까지 늘었다. 연내 매출 5,000억원 전망도 나온다. 관리 인력도 업무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이 사측과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한다. 매니저들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판단 기준을 충족하는지, 또 LG전자가 이들에 실질적인 업무를 지시한 주체인지를 두고 노사 의견이 크게 갈릴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총은 사측이 근로자성을 부인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LG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케어솔루션 매니저는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과 업무위탁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라며 “렌털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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