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회사채 발행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업종별·기업별로 양극화가 심화된 가운데 실적이 악화하거나 발행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곳들은 시장에서 투자 수요 확보가 어려운 분위기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조산업(007160)(A-)은 이날 2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한 건의 매수주문도 확보하지 못했다.
참치로 유명한 사조산업은 원양어업, 식품가공업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레저, 축산 등 사업다변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양호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실적으로 개별민평금리가 낮은 회사지만 이번 사채 발행에선 오히려 독이 됐다. 사조산업의 민평금리는 전날 기준 2.015%다. 자기등급 민평금리 2.955%보다 90bp(1bp=0.01%포인트) 이상 낮다. 회사는 이날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민평금리 대비 +70bp까지 높였다.
그러나 금리밴드 최상단으로 주문해도 금리가 연 2.70%에 불과하자 최근 A급 회사채의 주요 수요인 증권사 리테일이 지갑을 닫았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비우량등급 회사채에 대한 의심이 시장에 남아 있는 만큼 기관들은 AA급 위주로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며 “대부분 A급 발행사들이 금리를 높이고 리테일 수요로 인기가 많은 2년물을 추가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발행물량 전부가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면서 이번 사조산업 회사채는 주관사인 KB증권(120억원)과 산업은행(80억원)이 가져갈 예정이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한화건설(A-) 이후 두 번째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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