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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절벽'..."정규직 전환 안되고 알바거리도 없어 암담"

기업 공채까지 미뤄져 가장 큰 타격

코로나세대, IMF세대 전철 밟을수도

올 상반기 한국철도공사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 응시생들이 지난 14일 서울시내의 한 대학에서 입실 전 체온측정을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대기업 계열사에서 채용연계형 인턴을 하던 A(27)씨. 계약 만료 시점인 지난 2월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인턴을 하면 바로 채용이 이뤄졌다. 그렇기 때문에 A씨는 자신의 취직 여부를 의심하지 않았지만 기대가 무너진 것이다. A씨 외에도 같이 인턴을 했던 동기들 모두 정규직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회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당시에 코로나19로 다들 재택근무를 해서 회사 사정이 어려워진 게 아닌가 생각해요.”

코로나19로 노동시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계층은 청년층이다. 민간기업에서 상반기 채용을 미룬데다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 자리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노동시장의 특성상 20대 후반에 일자리를 잡지 못하면 생애주기에 큰 타격을 받는다. 근본적으로 취업과 이직이 자유롭도록 노동유연화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자칫하다가는 코로나19 시대의 젊은이들이 외환위기 당시 IMF 세대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서울경제가 만난 20대 후반 취업준비생들은 ‘절망적’ ‘암담’이라는 말로 최근 취업시장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주요 기업들이 공채를 하반기 이후로 미루고 채용 규모도 줄이면서 상반기 취업문이 사실상 닫혔기 때문이다.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마케팅 직무 취업을 준비하는 B(28)씨는 “절망적이다. 거의 상반기를 날린 수준”이라며 “공채가 없어진 것은 물론이고 특히 문과 직무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B씨는 대기업 공채만 준비했지만 일본 취업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여의치 않으면 중소기업 취직도 준비할 생각이다.

취업준비기간 생계 유지와 용돈 벌이를 위해 필요한 아르바이트 자리도 부족한 상황이다. 2년째 항공사 입사를 준비하는 C(26)씨는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 취업을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도 많이 하는데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어렵고 잘리기도 하고 이래저래 어렵다”며 “진입장벽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고용에 타격을 주는 현상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20대의 고용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25~29세의 고용률 감소는 3.2%포인트에 달한다. 청년층이 주로 일자리를 구하는 시기인 20대 후반에 고용 타격이 몰린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민간기업들이 채용을 연기하고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돼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줄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경직적인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특성에서 현재 20대 후반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생애주기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 시기에 첫 직장을 잡지 못하면 30대 들어 취업시장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20대에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하면 30대에는 꿈도 꿀 수 없다’는 식이다. A씨는 “지금 나이가 스물일곱인데 뉴스에서는 코로나19로 2년 동안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며 “여자로서 더욱 걱정된다. 마케터로서의 스펙을 쌓아왔는데 경기부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공무원이나 나이 영향을 덜 받는 분야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연공서열 등이 있어 취업 기회가 연령에 따라 제한적이고 이직이 익숙하지 않은 사회”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어느 회사나 능력이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며 또한 그렇게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재현·허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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