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덕분…美 예금 보유액 2,419조원 ‘역대 최대’

기업과 개인 돈 쌓아둔 채 투자 안하는 성향 강해

/UPI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 상반기 미국 은행권의 예금 보유액이 2조 달러(약 2,419조원)가 넘어서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CNBC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 사태로 불안감에 기업이나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쌓아둔 채 투자를 안하는 현상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인용,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1월 이후 예금액이 급증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인 2조달러(약 2419조원)를 찍었다”고 전했다.

예금은 지난 4월 한 달에만 8,650억달러(1,050조 1,100억원)가 늘었다. 이는 역대 연간 증가 최고 기록으로, 평소라면 1년 동안 모였을 예금액이 한 달 만에 모인 것이다. CNBC는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가 가계부터 글로벌 기업까지 의사 결정자의 현금 보유 성향을 강화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예금 증가세는 대형 은행에 집중됐다. 미국 연방 예금보험공사(FDIC) 통계에 따르면 예금 증가분 중 3분의 2 이상이 JP모건과 체이스뱅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등 자산 기준 상위 25개 시중은행에 맡겨졌다.

시장조사업체 오토노머스 리서치 연구원인 브라이언 포란은 “이들 은행의 성장은 정말 이례적인 것”이라면서 “은행에 돈이 넘쳐나고 있다. (만화에 등장하는) 스크루지 맥덕이 현금 속을 헤엄쳐 다니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예금 잔고는 증가했지만 경기 침체로 이를 빌려줄 곳은 줄어든 모양새다. CNBC는 예금 증가가 단지 코로나로 인한 재정적 피해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에 따른 것뿐, 정부의 역사적인 지출 확대로 인한 결과는 달러 가치 붕괴와 인플레이션 증가, 주식시장 거품 등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현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