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자산운용이 문서 위조로 약 4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를 중단한 가운데 추가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주 환매가 중단된 펀드 외에 또 다른 펀드의 만기가 이번 주 도래하기 때문이다. 해당 운용사의 상당수 펀드가 유사한 구조로 설계돼 있어 다른 펀드도 환매 중단될 경우 피해 규모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26일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트러스트전문투자형 제4호 펀드와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27, 28호 펀드의 만기가 도래한다. 해당 펀드는 지난 해 12월 23일, 26일 설정됐다. 이미 환매 중단된 펀드 뿐 아니라 만기가 7~8월인 펀드도 만기가 6개월인 점을 감안 하면 해당 펀드들의 만기일도 6개월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해당 펀드의 환매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환매 중단된 25·26호 펀드처럼 옵티머스 운용의 다른 펀드도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다른 채권으로 편입해 자산 편입 위변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만기가 오는 3개 펀드는 각각 100억원 이상으로 다시 환매 중단이 이뤄진다면 전체 피해 규모는 700억원을 넘어선다.
옵티머스 매출채권 펀드는 수익률은 3% 안팎으로낮지만 안정적인 공공기관의 매출채권을 할인된 가격에 매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사모펀드지만 개인 투자자 투자 수요도 높았다. 하지만 운용사가 실제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대부업체를 포함한 부실 채권에 대부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파문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현재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규모는 설정잔액 기준 5,500억원으로 문제가 된 펀드는 54호까지 설정됐다.
이런 이유로 이번 주 추가 환매 중단이 발생할 경우 남은 펀드를 매수한 투자자들도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러스트전문투자형 제4호와 옵티머스크리에이터 27·28호 역시 NH투자증권이 대부분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체 옵티머스 펀드 중 NH투자증권 판매액이 4,700억원에 달하는 만큼 NH투자증권 고객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한 투자자는 “수익률은 은행금리에 비해 약간 높지만 안정적이라는 설명을 듣고 은퇴 후 노후 자산을 투자했다”며 “운용사가 이렇게 문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일 동안 수탁회사와 판매사가 모두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황당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19일 옵티머스운용을 상대로 검사를 시작했다. 금융사 현장조사는 통상 2주가량 소요되지만, 이번 사태는 그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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