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이 청약에 돌입했다. 수요예측 ‘대흥행’에도 공모가를 밴드 내에서 결정한 만큼 일반투자자 청약에 뭉칫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 제일모직의 청약증거금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이날부터 24일까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는 4만9,000원이며 NH투자증권(180만1,898주)·한국투자증권(121만2,816주)·SK증권(55만4,430주)·하나금융투자(34만6,518주)에서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7~1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한 수요예측에서 대 흥행을 거뒀다. 수요예측에는 1,076건이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869건이 밴드 상단 위로 몰렸다. 밴드 상위 75~100%의 가격을 낸 건수도 207건으로 기관투자가 대부분이 공모밴드 상단 이상을 써낸 셈이다. 공모주를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상장 이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를 확약한 수량도 81.15%에 이른다.
공모가를 밴드 위에서 결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SK바이오팜은 밴드상단인 4만9,000원으로 결정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상장 기업가치는 3조8,000억원. 시장이 예상해 오던 5조원에 비해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의 청약 열기도 매우 높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 30조원을 기록했던 제일모직 청약증거금 기록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당시 제일모직은 일반청약자를 대상으로 574만9,990주(약 3,047억원)를 공모했는데 경쟁률이 194.9대1에 이르면서 청약증거금이 30조원 넘게 들어왔다. SK바이오팜의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주수는 391만5,662주(1,919억원). 제일모직에 비해 청약 규모는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기업인데다 저금리 기조로 경쟁률이 치솟을 경우 제일모직의 기록을 깰 수 있다.
제일모직이 기록했던 194.9대1의 경쟁률만 기록해도 19조원 가량의 청약증거금이 몰리는데 역대 IPO 청약증거금 2위인 삼성생명(19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3위인 삼성SDS(15조원)은 물론 KT&G(11조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조원)의 기록도 훌쩍 넘게 된다.
다만 청약열기는 24일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청약배분이 선착순이 아닌 최종 경쟁률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이다. 청약증거금이 거액인 만큼 이를 하루라도 늦게 입금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제일모직 청약 당시에도 첫날 청약증거금은 6조원에 불과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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