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면세 명품이 시장에 풀리기 무섭게 빠른 속도로 품절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접속자 폭주로 인한 홈페이지 마비는 물론 그나마 있던 물건들도 빠른 시간 안에 ‘품절’ 되는 등 면세 재고 명품 구매 대란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아직 판매를 시작도 하지 않은 인터넷면세점의 신규 가입자가 급증하는 등 면세 재고 명품 구매 대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맞춰 오프라인 최초로 재고 명품 판매에 들어가는 백화점과 아울렛 등에 샤넬 사태 이후 개장과 동시에 매장을 뛰는 이른바 ‘오픈런’이 다시 재현 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23일 롯데쇼핑의 통합온라인몰인 ‘롯데온(ON)’ 홈페이지에 ‘반값 명품’을 구매하기 위한 수요가 몰리면서 재고 면세품 판매 개시 전부터 마비가 됐다. 행사 시작 시간인 10시 이후에도 20여 분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사이트 접속이 불통 되기도 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ON 사이트에는 판매 시작 전부터 평소보다 2~3배 정도 높은 트래픽이 몰렸다. 특히 롯데ON이 판매 시작 전까지 판매 브랜드를 공개하지 않아 롯데ON 사이트에 ‘여자명품가방·지갑’과 ‘루이비통클러치’, ‘구찌크로스백’, ‘면세’, ‘명품’ 등의 키워드가 검색어 상위에 포진하기도 했다.
롯데ON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롯데면세점의 100억원 규모의 해외 명품 50여 개 브랜드의 재고 물량을 내놓았다. ‘마음방역명품세일’이라는 테마로 진행하는 이번 1차 판매 행사에는 특히 끌로에, 페라가모, 지방시, 발렌티노, 토즈, 발리, 펜디, 토리버치, 알렉산더 맥퀸 등 9개 브랜드 77개 상품이 시중가 대비 최대 60%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면서 한꺼번에 구매자들이 몰렸다.
사이트가 정상화가 된 순간부터는 ‘품절’ 대란이 곧바로 벌어졌다. 롯데ON은 판매 시작 한 시간 만에 준비한 물량의 60%를 소진했으며, 상품 중에서는 신발과 여성 크로스백 등이 인기를 끌며 재고 소진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끌로에 ‘C미니백’·‘나일백’ 등과 펜디와 토즈 등의 인기 상품은 곧바로 품절 되면서 판매 메뉴에서 자취를 감췄다.
앞서 지난 3일 1차 재고 면세품 판매로 포문을 열었던 신세계면세점의 2차 온라인 내수 판매 상품도 판매 시작 5시간 만인 22일 오후 3시 기준 준비된 상품의 90%가 판매되는 등 조기 완판 됐다.
재고 면세 명품 완판 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휴가 시즌이 다가오지만 코로나 19로 해외 여행 자체가 어려워 지는 등 억눌린 소비자들의 보상 심리가 명품 구매로 이어지는 가운데 면세업체의 재고 면세 명품 판매가 다음 달 초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인터넷면세점 신규 가입자 수는 물론 신규 모바일 앱 설치가 급증하는 등 재고 물량 판매 시작 전부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신라면세점에 따르면 신라인터넷면세점 신규 가입자 수는 면세품 판매가 알려진 지난 19일 이후 3일간 전주 같은 요일(12~14일) 대비 20배 이상 급증했으며, 신규 모바일 앱 설치도 같은 기간 9배 증가했다. 롯데ON도 명품 판매 시작 3일 전부터 신규 회원 숫자가 평소 대비 일 평균 20% 가량 증가했다. 판매 시작일 이전에 미리 회원가입을 해 행사 당일 신속하게 명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신라면세점은 오는 25일부터 자체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인 ‘신라트립’을 통해 100억원 규모의 재고 면세품 판매에 본격 돌입한다. 이번 행사에는 수입 명품 브랜드를 포함해 매스티지 브랜드, 컨템포러리 브랜드 등 총 40여개 브랜드의 패션잡화 면세 재고상품이 판매된다. 지방시와 펜디, 프라다 등을 비롯한 20여개 브랜드가 25일 1차로 판매를 시작하며,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발리 브랜드는 추후 2차 판매에 포함된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지방시 ‘크로스3 바디백’, 롱샴 ‘르 플리아주 백’, 토리버치 ‘로빈슨 숄더백, 키라 숄더백’이 있으며, 모두 면세점 정상 가격 대비 30~40% 할인된 수준이다.
롯데ON은 이날 1차 예약 판매에 이어 다음 차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 면세점 역시 3차 재고 판매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재고 면세 명품 구매 대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통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오는 26일부터 오프라인 최초로 백화점과 아울렛 등 8개 점포에서 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 맞춰 준비한 명품을 판매하기로 하면서 ‘오픈런’ 대란이 펼쳐질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면세점 상품은 롯데백화점 노원점, 영등포점, 대전점과 롯데아울렛 파주점, 기흥점, 김해점, 이시아폴리스점, 광주 수완점 등 8개 지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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