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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강정호 "이기적이지만…야구하며 변화한 모습 보이고 싶다"

음주운전·뺑소니 등 세차례 전력에도 KBO 복귀추진

“모든 비난 감수…음주운전 캠페인도 쭉 참석할것”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사과 기자회견장에 입장하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사과 기자회견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받으며 사과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음주뺑소니’ 전력에도 국내프로야구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가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강정호는 23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제 마음이 이기적인 것을 안다”면서도 “야구를 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은퇴할 때까지 유소년 야구를 위해 재능기부를 할 것이다. 음주운전을 하면 피해자는 물론이고 운전자 자신도 어떻게 되는지 알리며 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06년 히어로즈 소속으로 KBO리그에 데뷔해 2014년까지 한 팀에서만 뛴 강정호는 2015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로 이적했다. 이후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고 조사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강정호는 2018년에 미국에 복귀했지만 2019시즌 뒤 방출당해 지난 5월부터 국내 복귀를 추진했다. 이후 KBO가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에게 1년 유기 실격과 봉사활동 300시간의 ‘솜방망이 징계’를 내려 국내 복귀의 길을 열어줬다. 강정호의 보류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는 계약 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 중이다.

강정호는 공개 사과가 늦어진 데 대해 “KBO의 징계를 받지 않은 상황이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귀국 일정도 늦어졌다”며 “내가 생각해도 한국에서 야구 할 자격이 없지만 그래도 정말 제가 변한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릴 수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었다. 모든 비난은 감수해야 하고 정말 변화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2018년부터 메이저리그 음주 프로그램을 이행했고 4년째 금주 중이다. 앞으로도 금주하겠다”고 밝히며 “구단이 저를 받아주시면 첫해 연봉 전액을 음주운전 피해자에게 기부하겠다. 음주운전 캠페인에 꾸준히 참석할 것이며 기부 활동도 지속해서 하겠다”고도 했다.

팬들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 반응을 보이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강정호는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 팬들께서도 언젠가는 지켜봐 주시지 않을까’하는 바람이 있다”며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는 “선수로 뛸 수 없더라도 어린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어린이 팬을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는 꽤 오래 전부터 해왔는데 제가 떳떳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알릴 수 없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음주 뺑소니가 알려진 이후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한 말이 잘못됐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지금보다 더 어리석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선교사를 만나서 더 깊이 반성했고 지금은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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