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체들이 소비자의 비교 본능을 자극하는 출점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됐던 가전 매출이 소비활성화 정책 등으로 꿈틀대자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니아딤채는 이달 초 경쟁 브랜드가 이미 터를 잡은 상도동에 가두점 위니아딤채 스테이를 새로 열고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직선거리로 100m도 채 되지 않는 곳에 삼성·LG·롯데 가전 매장이 있는 격전지다. 삼성과 LG도 서로 찰떡처럼 붙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양사는 지난해 여름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서 대대적인 리뉴얼과 오픈행사를 통해 맞붙었고 올해는 무대를 경기 수원의 갤러리아 백화점 광교점으로 옮겨왔다. 현재 이들의 전투는 신규 가두점이 터를 잡은 세종시 대평동과 경기 하남시 망월동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066570)의 한 관계자는 “가전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목적이 뚜렷하기에 여러 브랜드가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을 선호한다”며 “그 결과 배후수요가 있는 곳에 자연스럽게 가전매장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이사·혼수와 맞물려 매출이 일어나는 가전을 판매할 때는 ‘입주’ 관련 배후수요가 중요하다”며 “상도동·하남·광교 등은 모두 대규모 신축 단지가 입주를 시작했거나 입주가 예정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서로 붙어 있는 만큼 브랜드 차별화 전략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양사 가전 매장은 초대형 현수막과 사은품 증정에 머물지 않고 고소득층을 겨냥한 넓은 매장과 체험으로 변화를 꾀한다. 삼성전자(005930)가 쿠킹스튜디오와 스마트아카데미 등의 공간을 통해 내방 고객의 체험에 초점을 맞춘 메가스토어, 최적의 구매를 위해 프라이빗 상담실을 만든 프리미엄 스토어가 대표적 사례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도 초프리미엄 가전을 선보이는 LG시그니처 전용관, 차별화된 디자인과 성능을 내세운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제품을 소개하는 서울 논현 쇼룸 등을 중심으로 고객 체험형 매장을 늘려가는 추세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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